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오른쪽 둘째)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3일 지도부 퇴진과 ‘유승민-안철수’ 중심의 당 체제 개편을 요구하는 당내 목소리에 대해 ‘징계 카드’까지 언급하며 강력히 반발했다. 지난 1일 자신의 최측근으로 지명직 최고위원 2명을 임명한 데 이어, 이날엔 지도부 사퇴 성명서에 이름을 올린 바른정당계 중앙당 상설위원회 위원장 2명을 해임하는 등 지도부 개편에 본격적으로 칼을 빼 들면서 당내 갈등은 극에 달하고 있다.
손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전·현직 지역위원장이 유승민·안철수 공동체제 출범을 요구한 것을 두고 “당헌·당규를 위반하고 당내 분열을 획책하는 일부 세력에게 경고한다”며 “해당 행위를 계속하는 당원은 당헌·당규상 징계절차에 따라 조처하겠다”고 날을 세웠다. 전날 전·현직 지역위원장·정무직 당직자 등 원외 인사 100여명이 연석회의를 열어 ‘유-안 공동체제’ 출범을 요구한 것을 두고 불편한 기색을 표한 것이다. 손 대표는 “당헌·당규에 전 당원이 지도부를 선출할 권리를 가지며, 선거를 통해 지도부를 선출해야 한다고 명기돼 있다”며 “민주적 절차를 무시하고 ‘유승민-안철수’ 체제를 출범시키라는 주장은 당을 흔들고 당권을 장악하겠다는 계파 패권주의”라고 비판했다. 이어 “거대 양당체제로 돌리려는 구태정치로 회귀시켜서야겠냐”고 받아쳤다. 손 대표는 이후 비공개회의에서 현명철 중앙당 전략홍보위원장과 임호영 법률위원장을 해임했다. 두 사람은 전날 ‘유-안 공동체제’ 출범 요구 연석회의에 참석했다.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김관영 원내대표도 이례적으로 유승민 전 대표의 실명을 언급하며 비판적인 기조를 이어갔다. 전날 유 전 대표의 대학 강연 중 나온 발언을 문제 삼은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유 전 대표가 ‘한국당이 개혁보수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행동으로 보이면 오늘이라도 당장 합칠 수 있다’는 발언을 했다”며 “자칫 한국당과 어느 정도 조건만 맞으면 언제든 합칠 수 있다는 신호로 보일 수 있다”, “조건부를 내세웠지만, 그 말을 받는 입장에서는 명분을 만들어달라는 시그널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손 대표는 지난 1일 주승용 의원과 문병호 전 의원을 최고위원으로 임명하고 ‘반쪽으로’ 전락한 최고위원회의를 정상화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당내 커지는 균열은 봉합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바른정당계 최고위원 3인(하태경·이준석·권은희)은 지난 4·3 보궐선거 참패 후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하며 한 달이 지난 이 날도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국민의당계인 정책위의장 권은희 의원, 청년 최고위원인 김수민 의원도 최근 ‘패스트트랙’(신속처리 대상 안건) 지정 문제로 불거진 분열 국면에서 지도부 결정에 반발하며 몇 주째 회의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신임 주승용 의원마저 지역 행사를 이유로 불참하면서, 이날 최고위원회의는 총 성원 9명 중 3명만 참석했다.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에 “자신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당의 중앙 조직위원장 2명을 해임하면서 징계위원회도 열지 않았다”며 “민주적 절차 무시가 도를 넘어 독단과 아집만 남았다. 이건 당을 살리겠다는 게 아니라 당을 파괴하겠다는 것”이라고 맞섰다. 지상욱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손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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