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국회의장이 22일 오전 의장 접견실에서 여야 5당 원내대표들과 회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바른미래당 김관영,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문 의장, 자유한국당 나경원, 민주평화당 장병완,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 연합뉴스
문희상 국회의장이 장외투쟁에 나선 자유한국당에게 “정상이 아니다”고 일침을 가했다. 여야 5당 원내대표들은 4월 임시국회 정상화 합의에 실패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자유한국당 나경원·바른미래당 김관영·민주평화당 장병완·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는 22일 오전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만나 쟁점 법안과 민생입법 처리 방안 등을 논의했다. 하지만 뚜렷한 성과 없이 헤어졌다. 홍 원내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에게 “(한국당에서) 패스트트랙 포기 선언을 해야 의사일정에 합의하겠다고 한다”고 결렬 이유를 설명했다.
회동 전 공개발언에서 한국당 나 원내대표는 “(한국당을 뺀 패스트트랙은) 의회·자유 민주주의를 포기하겠다는 것이라 저희로선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의회 민주주의의 핵심은 대화와 타협인데, 패스트트랙이라는 미명 하에 겁박하는 상황”이라며 “‘겁박의 칼’만 거둬주면 (문재인 대통령이 가동을 제안한) 여·야·정 협의체도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다. 다만 대통령께서 최근 인사에서 잘못된 부분에 유감을 표시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문 의장은 “(농담조로)겁박은 누가 하는 것이냐”고 말한 뒤 ‘비정상적인 국회를 막아야 한다’는 나 원내대표의 주장을 거론하며 “(나 원내대표의 주장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한국당이) 장외로 나가는 것은 정상적인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문 의장은 “의회에서 하다 하다 정 안되면 나가는 것”이라며 “하고 싶은 마지막 말 한마디를 아껴야 의회주의가 산다. 서로 상대를 배려하고 말의 파장이 어디까지 가는지를 보고 아껴두고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윤 원내대표는 “나 원내대표께서 패스트트랙을 하면 4월 국회만 아니라 20대 국회 전체를 보이콧하겠다고 하는 것은 오히려 국회와 국민에 대한 겁박”이라며 “우리가 겁박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김 원내대표도 “패스트트랙은 최종적으로 국회에서 강행 처리해 일방적으로 표결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국회법에 규정된 신속안건 처리 절차”라며 “(패스트트랙에 태우고 나서도 한국당과) 계속 합의 절차를 해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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