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는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 등 바른정당계 인사들이 불참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4·3 보궐선거 참패 이후 퇴진 요구를 받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추석 때까지 당 지지율이 10%에 미치지 못하면 그때 그만두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또 바른정당 출신의 5선 중진인 정병국 의원에게 당 노선과 정체성을 정리할 혁신위원회 위원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 이런 가운데 바른정당계 최고위원들이 손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연판장을 돌리겠다고 예고하면서, 바른정당계와 국민의당계 사이에서 터져 나온 내홍은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는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자리보전을 위해 사퇴를 거부하고 있다는 비판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스스로 물러날 의사가 없음을 거듭 강조했다. 이어 “지금 당 상황으로는 대표를 그만두는 순간 당이 공중분해 될 가능성이 있어 우려하는 것뿐”이라며 “당 밖에서 바른미래당을 해체하기 위해 이쪽저쪽에서 당을 흔들고 있는 상황에서 무책임하게 사퇴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는 바른정당 출신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과 국민의당 출신 권은희 정책위의장이 불참해 정족수에 미달했으나 의결사항이 없어 그대로 진행됐다.
손 대표는 ‘제3의 길’이자 ‘중도 개혁 정당’의 존재를 반드시 지켜나갈 것이라며 이를 위해 정병국 의원을 중심으로 한 ‘혁신위원회’를 꾸리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새 정치를 위해 제3 지대를 열겠다. 추석 때까진 그림이 그려질 것으로 본다”며 “그때까지 우리 당의 역할과 모습이 구체화하지 않는다면 (대표직을) 그만두겠다. 이를 위해 당 지지율이 10%에 이르지 못한다 해도 그만둘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정당 창당준비위원장, 바른정당 대표를 역임한 정 의원을 앞세워 계파 갈등을 잠재우는 한편, 눈앞에 닥친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읽힌다.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발표를 보면, 바른미래당의 지지율은 창당 후 최저치인 4.9%를 다시 찍었다.
손 대표는 이 자리에서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의 회의 불참을 “의도적 회의 무산”이라고 규정하면서 “응분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지도부로서의 성실 의무와 당 발전에 협력할 의무를 위반하는 해당 행위”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아울러 계속해서 최고위원회의가 파행될 경우 당 대표가 지명할 수 있는 최고위원 2명을 임명해 회의를 이끌어 나갈 의사가 있음을 내비쳤다.
그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 “아직 (임명) 시한을 두진 않았지만, 곧 (지명직 최고위원을 임명)할 것”이라며 “계속 최고위원회가 의결 정족수 채우지 못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준석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최고위원이 회의에 가지 않고 당무를 거부하는 정도는 당연히 (위원) 권한의 범주 안에 있다”며 “‘해당 행위’로 싸잡으실 일은 아니다”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손 대표의 ‘혁신위원장’ 제안에 대해 정 의원은 확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는 이날 오전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각자 숙의 과정, 회의 없이 (최고위원들이) 각자 의견을 불쑥불쑥 언론에다가 내는 것은 옳지 않다는 말씀을 (손 대표께) 드렸다”면서 “당 지도부 간에 충분한 논의를 해서 합의된 안이라고 하면, 제가 해야 할 역할이 있다고 하면 그걸 거부할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