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이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해 손학규 대표(왼쪽 둘째)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4·3 국회의원 보궐선거 결과가 바른미래당 내부의 균열을 심화시키고 있다. 창원 성산에 출마한 후보가 3.57%의 참혹한 득표율을 기록한 뒤 당내에선 “지금처럼 기호 3번을 달고 내년 총선을 치를 수 있겠냐”는 불안감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당 안팎에선 보선 참패 후유증이 중도개혁과 개혁보수 노선의 잠복된 갈등을 심화시켜 분당과 ‘보수 정계개편’에 불을 댕기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온다.
바른정당 출신인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은 보궐선거 결과 지도부 책임론을 언급하며 조기 전당대회 개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출신 이언주 의원도 페이스북과 유튜브를 통해 손학규 대표 등 당 지도부를 연일 공격하는 중이다. 이 의원은 7일에도 페이스북에 “혈세인 국고보조금까지 펑펑 쓰며 숙식하는 손학규 대표의 행태가 찌질하다고 했는데 문제 있냐”며 자신에게 ‘당원권 1년 정지’ 결정을 내린 당 윤리위원회를 비난했다. 김수민 최고위원 등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이 “지금이야말로 당이 뭉쳐야 할 때”라며 ‘내부 총질’을 자제해달라고 호소했지만, 하태경·이준석 최고위원은 “윤리위 결정이 과도하다”며 이언주 의원을 두둔하고 있다.
바른정당 출신 한 중진의원은 <한겨레>에 “보궐선거 한번에 너무 큰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는 것 자체가 구태정치의 모습 아니냐”면서도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국민적 요구가 무엇인지 되돌아보면서 국민이 원하는 정당이 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 지지를 회복하기 위해선 전략적으로 ‘개혁보수’ 색채를 강화해야 한다는 뜻이다.
반면 호남 출신 한 중진의원은 “더불어민주당도 아니고 자유한국당도 아닌, 합리적·민생 중시 정치를 원하는 국민의 목소리가 있는데 바른미래당은 너무 왜소해서 그 일을 할 수 없는 게 사실”이라며 “극단 정치를 배제하고 제대로 된 중도개혁 정당으로 만드는 것만이 길”이라고 말했다. 이는 민주평화당과의 재합당 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읽힌다.
보궐선거로 잠시 멈췄던 선거제도 개편안의 신속처리법안(패스트트랙) 상정 논의가 재개된다면 내부 갈등은 한층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은 사법개혁법안과 선거제도 개혁안의 패스트트랙 동시 상정뿐 아니라, 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선거제 개편 방향을 두고서도 반대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선거제 개혁과 패스트트랙 추진을 두고 계파별·의원별로 입장이 엇갈리면서 당분간 자중지란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자유한국당이 창원성산 보궐선거 패배를 계기로 ‘보수 통합론’을 띄우는 것도 바른미래당의 ‘원심력’을 강화하는 요인이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6일 보수 성향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504표 차이로 석패한 창원성산 선거 결과를 언급한 뒤 “이제 우파는 통합해야지만 다음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했다. 앞서 황교안 대표도 보궐선거 하루 뒤인 4일 “단단하게 다져지면 외연이 넓어지고 자연스럽게 더 큰 통합이 가능하다”며 “4·3 보궐선거에서 그런 가능성과 기회를 봤다”며 ‘보수 빅텐트론’을 언급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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