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1일 오전 경남 창원시 의창구 반송시장 입구에서 4·3 보궐선거 창원성산에 출마한 자유한국당 강기윤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4·3 보궐선거 창원성산 지원유세에 나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고 노회찬 의원을 거론하며 “돈 받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분”이라고 말해, 정의당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2월 말 전당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황교안 당 대표가 전날 ‘축구경기장 돌발 유세’로 물의를 일으킨 데 이어, 이번엔 전당대회 2위를 차지했던 오 전 시장이 고 노회찬 의원을 겨냥한 ‘막말’로 선거전을 혼탁하게 몰고 가는 양상이다.
투표일을 이틀 앞둔 1일, 경남 창원 반송시장에서 강기윤 자유한국당 후보 지원에 나선 오 전 시장은 “정의당이 유세하는 것을 보니 노회찬 정신을 자주 이야기하는 것 같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그렇게 자랑할 바는 못 되지 않냐. 무엇 때문에 이 선거가 다시 열리고 있는 것이냐”라며 “돈 받고 스스로 목숨 끊은 분, 그 정신을 이어 받아서 창원 시민을 대표해서 되겠냐”고 말했다. 노 전 의원이 지난해 7월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을 거론한 것이다.
정의당은 “고 노회찬 의원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망언”이라고 즉각 반발했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오 전 시장이 유세에서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극악무도한 망언을 쏟아냈다. 일베 등 극우세력들이 내뱉는 배설 수준의 인신 공격과 판박이”라고 비판했다. 정 대변인은 이어 “합리적 보수라 불리던 오 전 시장도 이제 망언이 일상화된 자유한국당색에 푹 빠져 이성이 실종된 채 망언 대열에 합류한 것”이라며 “오 전 시장은 변호사 출신으로 사자명예훼손이 어떤 범죄에 해당하는지 범죄의 무게를 본인이 잘 알고 있으리라 본다.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정 대변인은 “보수표를 모으겠다며 고인에 대한 일말의 예의도 없이 명예 난도질에 혈안이 된 자유한국당의 행태는 진보정치 1번지 창원성산의 자부심에 테러를 가한 것”이라며 “고 노 의원을 향해 자유한국당이 망언을 더는 내뱉지 못하도록 창원 성산 유권자들이 자유한국당을 확실하게 심판해주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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