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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연동형 비례제로 이민자·여성·소수민족 국회 진입 늘어”

등록 2019-03-21 04:59수정 2019-03-21 11:36

첫 한국계 4선 멜리사 리 의원
군소 정당 영향력 커지고
법안 협상 치열…다양성 확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뒤
한·중 등 아시아계 대거 유입
여성도 전체 40%인 49명 ‘급증’
멜리사 리 뉴질랜드 의원이 지난 14일 웰링턴 의회 집무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멜리사 리 뉴질랜드 의원이 지난 14일 웰링턴 의회 집무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질랜드가 선거제도를 비례대표 없는 승자독식 소선거구제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바꾼 뒤 정계에 나타난 가장 큰 변화는 이민자 등 소수세력의 국회 ‘입성’이다. 정당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배분하는 연동형 비례제를 도입하면서 군소정당의 의회 진출 가능성이 높아진데다, 소수세력을 대변하는 이들도 비례대표 등을 통해 의회에 진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연동형 비례제로 처음 선거를 치른 1996년, 뉴질랜드 역사상 첫 아시아계 국회의원이 나왔다. 국민당 비례대표 26번이던 중국계 팬지 웡(64)이다. 그가 뉴질랜드 의회 문을 연 지 12년 뒤인 2008년, 최초의 한국계 의원도 탄생했다. 국민당 소속 4선인 멜리사 리(53) 의원이다.

그는 지난 13일 뉴질랜드 웰링턴 의원회관 집무실에서 <한겨레>와 만나 “의회나 정부뿐 아니라 각 분야의 다양성을 보장하는 것이 사회 발전의 가능성을 키운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며 “연동형 비례제가 이민자나 여성, 소수민족의 목소리가 국회에 들어올 수 있도록 도왔다”고 했다. 그는 2017년 총선 때 지역구(마운트 앨버트) 선거에 출마해 현 총리인 저신다 아던과 맞붙어 아깝게 졌다. 그러나 지역구 후보이면서 비례대표 명부에도 동시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뉴질랜드 선거법에 따라 비례대표 몫으로 당선돼 의정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리 의원은 뉴질랜드에서 약 12%에 이르는 아시아계 이민 사회를 대변하는 일을 한다. 방송·통신·미디어와 소수민족 분야를 중심으로 의정활동을 하고 있다. 다민족 국가인 뉴질랜드 의회엔 연동형 비례제 도입 이후 한국·중국·인도·싱가포르 등 아시아 각국 출신 의원이 대거 유입됐다. 이들은 원주민인 마오리족부터 태평양 인근 섬 출신, 유럽·중동 출신 의원들과 함께 의회를 구성한다. 현재 여성 의원도 의회 전체 41%(120명 중 49명)에 이른다.

리 의원은 “연동형 비례제 안에서도 정권은 노동당과 국민당이 번갈아 잡았지만, 군소정당의 영향력이 막강해지고 다양성이 확보됐다”며 “법안마다 협상에 협상을 거듭하고, 지지 또는 반발하는 과정을 통해 법안이 완성된다. 시민 입장에선 정치인들이 첨예한 토론으로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좋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는 연동형 비례제가 ‘문제적’ 정당의 의회 진출 통로 구실을 할 것이란 우려에 대해 ‘시민 의식’을 거론하며 적극 반박했다. 그는 “뉴질랜드에서의 정치 경험으로 볼 때 국민들은 바보가 아니다”라며 “내가 지지한 당이 정부를 구성하고 역할을 해내는 것을 보면서, 어떤 정당에 표를 줄 것인가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했다. 실제 2014년 뉴질랜드에선 저작권법 규제 완화, 정부 감시 차단 등을 공약한 ‘인터넷당’이 출현했다. 파일공유업체 ‘메가업로드’의 창립자이면서 미국 수사당국으로부터 돈세탁과 공갈 혐의를 받았던 인터넷 재벌 ‘킴닷컴’이 ‘인터넷당’에 350만 뉴질랜드달러(약 27억2400만원)를 기부하는 등 전방위적 방법으로 정계 진출을 도왔다. 그러나 ‘인터넷당’은 2014년 선거에서 득표율 1.42%(3만4095표)를 얻어 의회 진입에 실패했고, 2017년 선거에선 고작 499표를 받으며 몰락했다.

리 의원은 연동형 비례제로 인해 “당 차원의 정책을 더 고민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연동형 비례제에선 정당득표율이 의석 배분의 결정적 요인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젠 의원들도 자기 이름을 알리기보다 당 이름을 알리려 한다. 당을 향한 지지표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웰링턴/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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