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나 징계안 윤리위 제출
이해찬 “나, 앞길이 없는 사람”
한국당, 이해찬·홍영표 맞불 제소
한선교 “여당, 청 심부름센터”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오른쪽)가 13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뒤로 지나가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달라” “좌파독재” “막장정권” 등의 발언을 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했다. 자유한국당도 나 원내대표의 연설을 방해하고 깎아내렸다며 이해찬 민주당 대표, 홍영표 원내대표의 징계안을 내는 등 ‘맞불 제소’에 나섰다. 두 당은 전날에 이어 13일에도 “대통령과 국민모독”(민주당) “독재 폭정”(자유한국당) 등의 거친 설전을 벌이며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갔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국회법 25조(품위유지 의무)와 146조(모욕 등 발언의 금지) 등을 적용해 나 원내대표를 국회 윤리특위에 제소했다. 강병원 원내대변인은 “태극기 부대에서나 써먹을 발언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대통령을 모욕했고, 대한민국과 국민을 모독한 것”이라며 “국회 윤리위가 이 문제를 엄중히 다뤄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해찬 대표는 오전에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발언)하는 것을 보며 ‘앞길이 없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설훈 최고위원도 “한국당은 지금이라도 역사의식, 윤리의식도 없는 연설로 대통령과 국민을 모독한 나 원내대표를 사퇴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도 “역사의 시곗바늘을 되돌리려는 이 정부의 독재적 폭정에 결연히 투쟁해야 한다”(황교안 대표)며 강경 기조를 이어갔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오후 이해찬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의 징계안을 제출했다. 이 대표에겐 “제1야당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두고 국가원수 모독죄를 거론해 국회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국회법 25조 등을 적용했다. 홍 원내대표의 징계 사유로는 연설 방해를 주도한 점 등을 들었다.
이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 및 의원총회에서는 전날 민주당 의원들의 연설 방해와 관련해 “(청와대에) 과잉충성 하려다 추태를 보였다”(정우택 의원), “북한의 최고 존엄을 모시는 것 같은 여당 모습”(홍문종 의원), “청와대 심부름센터”(한선교 사무총장) 등의 원색적 비난이 쏟아졌다.
두 당이 극한 대립을 이어가면서 다른 야당에선 어렵게 문을 연 3월 임시국회의 파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박주선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이 문제로 국회가 파행하면 국회 무용론이 대두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애 이경미 기자 edge@hani.co.kr[관련 영상] 한겨레TV | 정치 논평 프로그램 ‘더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