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서 파면 선고를 받은 지 2년을 하루 앞둔 9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박근혜 대통령 무죄 석방 1천만 국민운동본부’가 집회을 열고 있다.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헌법재판소가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고 선고한 지 2년을 맞은 10일, 정치권은 최근 전당대회 국면에서 불거진 자유한국당 내부의 ‘탄핵 불복’ 목소리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면 브리핑을 통해 “국정농단 사건 재판이 여전히 진행 중이나 박 전 대통령은 재판을 전면 보이콧 하고 있다”며 “자유한국당은 최근 전당대회를 거치며 탄핵을 부정하더니 급기야 형이 확정되지도 않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사면을 운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일말의 책임감도, 촛불혁명 주역인 국민에 대한 존중도 찾아볼 수 없는 행태”라며 “제1야당의 품격은 찾아볼 수 없고, 오로지 극우 지지층의 결집만을 노리는 근시안적 퇴행의 길을 가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신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달 당대표 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박 전 대통령 탄핵이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타당하지도 않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어 지난 6일 법원이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보석을 허가한 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설이 표면화됐다. 황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이) 구속돼 재판이 계속되고 있는 문제에 대해 국민들의 여러 의견들이 감안된 조치가 있으면 좋겠다”고 사면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도 “정치적으로 사면 문제를 논의해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도 전날 논평을 내어 자유한국당의 지지층을 겨냥한 ‘정치적 발언’을 비판했다. 그는 “탄핵에 책임 있는 세력이 다시 퇴행적인 행태로 국민을 현혹하고 있다”며 “정부·여당에 대한 실망의 반사적 이익을 얻는 잘못된 선거제도가 바뀌어야 탄핵과 촛불 혁명의 의미를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10일 추가 논평을 통해선 “탄핵 주역이었던 세력이 여전히 개혁의 발목을 잡고 있고, 정부는 개혁과 민생문제해결에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여야4당은 선거제개혁과 민생입법을 패스트트랙에 올려야 하고, 자유한국당은 자숙하는 심정으로 시대를 역행하는 비정상적인 언행을 당장 멈추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은 “자유한국당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의 입에서 거론된 박근혜 사면은 최고 헌법기관의 판결과 촛불 혁명에 대한 불복이자 거부”라며 “법적 판결이 진행 중임을 모르지 않을 터인데 사면 운운하는 것은 헌법 질서와 국민은 아랑곳하지 않고 ‘친박 제일주의’를 드러낸 것으로 사실상 '도로 친박당 선언”이라고 날을 세웠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10일 오전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해 “당시 국회 탄핵소추위원으로서 20여 회의 헌법재판소로의 재판 출석 후, ‘대통령 박근혜를 탄핵한다’는 선고를 들으면서 눈시울을 붉혔던 때가 생각난다”며 “국민 주권주의, 민주공화국, 자유시장경제라는 헌법 가치가 제대로 구현되고 있는지 되돌아본다. 아직 우리에겐 많은 과제가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민심이 제대로 반영되는 선거제도개혁과 제왕적 대통령의 권력을 분산하는 개헌은 우리가 꼭 이루어야 할 과제”라며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이종철 대변인은 정부와 여당을 향한 쓴소리를 내놨다. 그는 “탄핵 2주년에 촛불 정신과 탄핵 정신은 과연 올바로 구현되고 있는지 심각한 회의를 던지지 않을 수 없다”며 “하루하루 생업에 전념하기에도 고단한 국민을 고작 2년 만에 다시 성난 호랑이가 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은 뒤늦게 논평을 내어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은 민주주의 아픔이자 상처, 그리고 교훈”이라며 “대통령과 민주당은 이제 그만 탄핵 열차라는 과거에서 벗어나 국민과 함께 미래를 향해 걸어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현아 원내대변인은 “(정부는) 틈만 나면 2년 전 촛불과 광장의 민심을 들먹이며 자신들의 정책실패, 독선정치를 숨기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대통령과 민주당은 역사의 교훈을 잊지 말기 바란다”고 입장을 냈다.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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