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달 24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자유한국당이 4일 “여당이 자신의 기회를 걷어찬 이상 자유한국당은 스스로 결단을 내려 국회를 열기로 했다”며 “오늘 안에 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와 회동한 직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여당은 책임을 방기하고 잘못을 가리는 데, 비리를 감추는 데 급급하고 있다”며 “책임있는 야당으로서 더는 여당에 기대할 것이 없다는 생각으로 결단을 내렸다”며 이렇게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여당은 합의하는 형식으로 (국회 정상화를) 얘기하자고 했는데, 합의한 것이 아니기에 결단으로 열겠다고 말씀드린다”며 “국회가 합의에 의한 정상화를 하지 못한 것에 대해 굉장히 유감이라고 생각한다. 이 부분에 대해선 여당이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합의가 불발된 이유로는 “여당이 (손혜원 의원 부동산 매입 의혹 등을 규명할 문화체육관광위 청문회에서) 문체위라는 단어를 넣으면 안 된다고 주장했는데 손혜원 의원 쪽에 대한 여당 내 반발을 두려워한 것 아니겠냐”며 “여당이 쉽게 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책임을 다할 수 있는 요구를 한 것인데 이 부분조차도 부담을 느끼고 어렵다고 하니 더는 언급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나 원내대표는 “(여당은) 조건없이 상임위를 열면서 법 통과, 여야정 협의체 등 해달라는 요건이 주저리주저리 많은데 (국회 정상화는) 저희 결단에 의한 것”이라며 “전 상임위에서 가열차게 정부 여당의 잘못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오늘 이런 여당의 자세를 보면 결국 국민 분노는 여당을 향할 것”이라며 “정권이 어려워지고 국민 마음이 멀어지는 것은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것도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자유한국당이 여당을 강하게 비판하면서도 3월 국회 소집요구서를 내겠다고 한 만큼, 1·2월 내내 멈춰 있던 국회가 가동될 가능성은 커졌다. 다만 국회 개원을 위한 세부 조건을 둘러싼 여야 의견차가 아직 해소되지 않아 구체적인 의사 일정 조율까지는 고비가 남아 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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