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23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당 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23일 당 대표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촛불에 놀라 도망가고 말 한마디 못할 때 그 자리를 지킨 사람이 누구냐”며 “어디서 뭐 하다가 잔치판 벌어지니 ‘이렇게 싸울게’ 한다”며 최근 입당한 당 대표 후보들을 공격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본청 계단에서 ‘일당백 3만당원 김진태 지지 선언·당 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열어 다음 달 27일 열리는 전당대회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곳(국회 본관 계단)은 대통령 취임식이나 하는 곳”이라며 “이런 곳에 서니 감개무량하다. 3만 책임당원과 많은 보수우파단체에서 출마요청을 받았다. 이 뜨거운 마음을 담아 당 대표에 출마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1년 남은 국회의원 선거에서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확보해 자랑스러운 헌법을 지키겠다”며 “좌파 정권은 나라를 사회주의로 몰고 가는데, 마음 좋게 포용만 해서 되겠나”, “문재인 퇴진 투쟁에 나서겠다”고 했다.
그는 ”어디 숨어서 눈치만 보고 여론만 살피는 지도자는 필요 없다”, “사이비 우파는 필요 없다”며 “한국에 제대로 된 우파 정당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권을 놓고 경쟁하고 있는 예비 후보들을 견제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김 의원은 “찬바람 맞고 당을 지킨 사람만 보수 통합을 외칠 수 있다”며 “촛불에 놀라 도망가고 말 한마디 못할 때 그 자리를 지키고 당당하게 말한 사람은 누구냐”고 되물었다. 이른바 ‘복당파’ 의원들을 저격한 말이었다. 또 “어디서 뭐 하다가 잔치판 벌어지니 ‘이렇게 싸울게, 저렇게 싸울게’ 하는데 (싸움은) 해본 사람이나 하는 것”이라며 최근 입당한 뒤 당 대표 출마를 사실상 결정한 황교안 전 국무총리·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을 겨냥했다.
이후 기자들을 만난 김 의원은 “황교안은 황교안이고 김진태는 김진태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까지 들썩들썩하시는 모양인데 고민 말고 다 나오라”며 “홍준표 전 대표의 출마도 환영하고, 김무성 전 대표도 환영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한 지지자가 “당 대표가 되면 박 전 대통령을 ‘구출’할 것이냐”고 묻자 “물론입니다”라고 했다. 글·사진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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