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국가안보실장(오른쪽)이 15일 오후 국회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실로 나경원 원내대표를 방문해 면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15일 교착상태에 놓인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 “(한-미 간) 양쪽 입장, 더군다나 협상 마지막 단계에서 우리가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안을 미국 측에서 불쑥 제시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동맹 간 대화를 통해 양측이 만족할 수 있는 합리적 수준에서 타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양국) 정상까지 가서 협상할 일은 아니다. 그 밑 수준에서 충분히 타결될 수 있다고 본다”며 이렇게 말했다.
정 실장은 이날 비공개 면담에서 최근 미국 쪽이 방위비 분담금 액수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정도로 높이길 요구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협상의 접점을 찾기 위해 국회가 외교통일위원회를 열어 조속한 협상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지난해까지 10차례 진행된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분담금(9600억여원)의 1.5배인 1조4천억원 규모를 고집하면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약속된 협상 시한은 지난해 말 이미 넘긴 상태다.
정 실장이 야당 지도부를 방문한 것은 2017년 5월 안보실장 임명 때 여야 지도부를 두루 만난 뒤 1년7개월 만이다. 그는 나 원내대표와 면담한 뒤 더불어민주당 소속 외교통일위원회·국방위원회 위원들과 비공개 당정협의를 열어, 방위비 분담금 협상 상황을 설명하고 국회의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유한국당 쪽은 정 실장이 이날 요청한 외통위 결의안 채택에 회의적인 태도를 내비쳤다. 정양석 자유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청와대의 외교부 공무원에 대한 별건 감찰 등의 현안이 있는데, 방위비 분담금 협상만을 가지고 ‘원 포인트’로 상임위를 열긴 어렵지 않겠냐”고 했다.
김미나 이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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