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15일 자유한국당에 공식 입당하면서 “나라 상황이 총체적 난국”이라며 “자유한국당이 국민에게 더 많은 신뢰와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모든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관심을 모았던 당 대표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통합, 단합, 화합이란 단어를 수차례 언급하면서 보수 우파의 통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황 전 총리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입당식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중소기업·일자리를 얻으려고 하는 구직자, 청년들까지 누구 하나 살만하다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경제가 어렵다”며 “평화가 왔다는데 오히려 안보를 걱정하는 분들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또 “정부가 소통을 앞세우고 있는데 정책 불통이 심각하다”며 “국민적 합의 없이 밀어붙이는 성급한 정책들이 경제도 안보도 사회도 모두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이 국민에게 시원한 답을 드려야 한다”며 “통합의 정신으로 갈등을 해소하고 누구나 밝은 미래를 꿈꿀 수 있는 희망찬 대한민국을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전 총리는 “한국당은 통합과 화합의 정신으로 한마음으로 단합해야 한다”며 “당원 여러분과 문재인 정부의 경제 실정, 민생 파탄을 저지하고 잘사는 나라, 정말 국민이 잘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매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당 대표 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선 “오늘 입당하는 첫날이다. 여러 의견을 들을 수 없고, 여러분 의견을 들을 수 없는 시점”이라며 “처음 정치에 발 내딛는 첫 자리다. 앞으로 낮은 자세로 함께 하는 자유한국당 당원들과 국회의원들, 당협 위원장님들의 여러 말씀, 국민께서 바라는 점까지 충분히 잘 듣고 그 뜻에 어긋나지 않게 결정하도록 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다만 “당 밖에서 우리 자유우파와 당에 도움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여러 방안을 찾아서 제가 할 수 있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왔다. 이제 당에 들어와서 당과 함께 제 생각과 당 생각이 함께하는 일들을 하기 위해서 입당하게 됐다. 그런 정도로 말씀드리겠다”며 당권 도전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도 이어갔다.

황 전 총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관련 입장을 밝혀달라는 기자들의 질문이 나오자 “지난 정부에서 마지막 총리를 지낸 사람으로서 국가적 시련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 점에 대해 여러 번 말했다. (다만) 그것으로 함께 일했던 모든 이들, 공무원들을 적폐라는 이름으로 몰아가는 것은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이 잘못됐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엔 “자유 우파에 주력하고 힘쓰는 국민에게 필요한 것은 국민 통합”이라며, “지금 가장 절실한 것은 통합이기 때문에 국민 통합을 앞장서서 이끌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요구하는 당내 일부 인사 입장에 대해선 “사면이란 것은 형사법상 절차이기도 하지만 정치적 측면도 있다”며 “국민이 통합, 화합, 하나되는 관점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표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