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과 나경원 원내대표(앞줄 왼쪽)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자유한국당이 ‘청와대의 적자 국채 발행 개입 의혹’ 등을 폭로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을 보호하기 위해 “공익제보자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신 전 사무관이 제기한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3일 <한겨레>에 “신 전 사무관 의혹에 대해 당연히 증언해야 하는 분들이 모두 출석할 수 있도록 청문회를 열어야 할 것”이라며 “청와대 특별감찰반 출신 김태우 수사관의 ‘청와대 민간인 사찰’ 폭로에 대해선 계속해서 국정조사와 특검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은 이미 신 전 사무관과 김 수사관이 주장한 의혹을 해소하겠다며 기획재정위원회·외교통일위원회·환경노동위원회·국토교통위원회·문화체육관광위원회 등 상임위원회 5곳의 소집을 요청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상임위 소집을 요구한 자유한국당의 ‘정쟁몰이’가 과도하다며 반대하고 있다.
이날 오후 자유한국당 정무위원회·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긴급 회의를 열어 신 전 사무관 폭로 내용과 관련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선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공익제보자를 향한 ‘이중잣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나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지난달 31일 운영위 회의에서 신 전 사무관의 유튜브 내용 중 ‘먹고 살려고 폭로했다’는 부분을 반복해 틀면서 희화화하고 조롱했다”며 “국회의원이라는 면책특권 뒤에 숨어 무참하게 신 전 사무관의 인권을 짓밟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무위 소속 주호영 의원은 “지난 정권의 내부고발자는 의인 취급을 했지만, 이제는 개인 이익이나 딴 계산으로 한 것처럼 전부 내치는 이중성에 놀랄 따름”이라고 지적했다.
정무위 자유한국당 간사를 맡은 김종석 의원은 “국민권익위원회 쪽에 김태우 청와대 특별감찰반 수사관과 신 전 사무관에 대한 공익제보자 적격 질의서를 발송했지만,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 하나로 현 정부 출범 후 공익신고자 보호법이 개정됐는데 신 전 사무관과 김 수사관은 법대로만 해도 보호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이번 폭로는 공정하고 투명한 사회가 됐으면 한다는 젊은이들의 절규”라며 “위선과 오만으로 가득 찬 정권, 조작 정권, 이 정권의 가면을 벗겨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유한국당은 4일 오전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신 전 사무관 폭로에 대한 당내 의견을 모은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신 전 사무관의) 제보 내용을 보면 국고 손실을 끼친 국채매입 취소 건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 손실죄에 해당하지 않나 생각한다. 심각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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