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정양석 신임 원내수석부대표와 정용기 정책위의장과 대화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여야가 내년 1월 임시국회에서 선거제도 개혁 법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자유한국당이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위원을 교체하면서 논의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양석 자유한국당 수석부대표는 1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저와 김학용 의원이 빠지고 김재원 의원과 이종구 의원이 자리를 이어받을 예정”이라며 “김재원 의원에게 간사직을 맡아달라고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정개특위 자유한국당 간사였던 정유섭 의원은 정개특위에 남아 활동하지만 간사직에서 물러난다. 기존 정개특위 위원인 임이자·장제원·최교일 의원은 활동을 이어간다.
자유한국당은 정개특위 의원을 교체한 것이 나경원 신임 원내대표 당선 등 지도부 개편에 따른 것이며, 업무 효율성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15일 여야 5당이 전격적으로 선거구제 개편 합의안을 도출한 뒤 개별 항목에 대한 여야 이견이 나오는 가운데 한국당이 논의 과정에서 ‘공격력’을 높이려고 김재원 의원 등을 투입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김 의원은 지난해에도 정개특위 자유한국당 간사를 맡았다. 당시 그는 비례대표 의석과 국회의원 정수 확대 등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현 정개특위에서 자유한국당 간사로 활동한 정유섭 의원은 이날 의총에서 “협상력과 강단이 있고, 옛날 스토리도 아는 분이 간사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원내대표께 말씀드렸다”며 “경험이 많은 김재원 의원이 해주시면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한 문제점을 제대로 지적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정개특위에 새로 합류한 이종구 의원의 경우엔 김학용 의원이 자신의 후임으로 직접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원 의원은 2016년 총선 당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여론조사 비용 명목으로 이병호 전 국가정보원장으로부터 특수활통비 5억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재판을 받고 있으며, 당원권도 정지된 상태다. 최근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에서 발표한 당협위원장 교체·배제 대상 명단에도 올랐다. 이 때문에 자유한국당에서도 쇄신대상이 된 의원을 정치개혁을 논의하는 특위 간사로 임명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얘기가 나온다. 김 의원이 현재 국회 에너지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데 굳이 정개특위로 이동시키는 데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정개특위 소속 한 의원은 “한국당의 정개특위 지연전술로 보인다”고 말했다.
간사 선임은 정개특위 의결사항이다. 이 때문에 김 의원이 한국당 간사로 의결받지 못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우리 당 결정에 대해 다른 당이 왈가왈부하는 것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며 “우리 당 고유의 권한이다. 정유섭 의원이 여러 차례 사의를 표시해 부득이 간사 교체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정개특위는 자유한국당이 의원 명단을 늦게 제출하는 바람에 기존 일정보다 3개월가량 늦은 10월24일에야 출범했다.
김미나 김규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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