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3일 경남도청에서 열린 중소기업 스마트 제조혁신 전략 보고회를 마친 뒤 창동예술촌을 방문해 학문당 서점에서 책을 구입한 뒤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긍정 평가)가 취임 뒤 최저치인 45%를 기록했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지지도는 집권 뒤 처음으로 40%대 아래로 떨어졌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이 지난 11∼13일 전국 성인 10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4일 발표한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 45%는 지난주보다 4% 포인트나 빠진 수치다. ‘직무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전주보다 3% 포인트 오른 44%로 국정수행 지지도와 엇비슷했다. 지역별로 보면 지난주 긍정·부정률이 똑같았던 대전·세종·충청과 부산·울산·경남에서 ‘부정 평가’ 우세로 뒤집어졌다. 전주 44%였던 대전·세종·충청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35%에 그친 반면 부정평가는 52%였다. 46%로 팽팽했던 부산·울산·경남은 지지도가 41%로 떨어졌고 부정 평가는 49%로 올랐다. 지난주와 비교해 문 대통령의 지지도 하락은 중도층(53%→46%), 50대(50%→35%)에서 두드러졌다.
민주당 지지도는 전주보다 4% 포인트가 빠진 36%를 기록했다. 지난해 5월 대선 승리 뒤 굳건하게 유지하던 40%대가 처음으로 붕괴된 수치다. 한국갤럽은 민주당 지지도 하락 원인으로 △자유한국당과 내년도 예산안 합의 통과 △검찰이 기소한 이재명 경기지사 거취 처리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관련한 야3당과의 대치를 꼽았다. 반면, 자유한국당 지지도는 전주보다 2% 포인트 오른 19%로 상승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이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2016년 11월 첫주(18%)보다 높은 수치다. 1주일 만에 텃밭인 대구·경북에서의 호응(21%→36%)이 컸다. 여론조사 전문가는 “여권 지지도 하락에 따른 반사이익에다 나경원 새 원내대표 당선으로 인한 컨벤션(꽃가루) 효과, 비상대책위원회 개혁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집 나갔던 지지자들이 돌아오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짚었다. 정의당 지지도는 1% 포인트 떨어진 9%, 바른미래당은 전주와 같은 6%였다.
최저치를 기록한 문 대통령 지지도에 청와대는 무거운 분위기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민의 따가운 시선, 여론을 무겁게 느낀다”며 “특히 연말에 문 대통령이 업무보고를 받고 있는 시점인데, 이를 계기로 각오를 새롭게 다져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도 “민생·경제를 비롯한 여러 부분에서 용수철처럼 반등할 계기가 마땅히 없어 침제 경향이 굳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태규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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