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나경원 자유한국당 새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일 고용노동부를 방문해 공무원들과 만난 것을 두고 “실망스러웠다”며 “시장에 가거나 자영업자를 만나면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았을까 한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13일 국회에 온 홍남기 신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문 대통령이 공무원들과 ‘정말 (경제가) 어렵나?’(라고 물으며) 조사해보자는 취지로 말씀하셨다”며 “정말 어려우신 분들이 참 많은데 듣는 우리 국민 억장 무너지는 소리가 아닌가 생각했다”고 말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내년도 부처 업무보고를 이달로 앞당기고, 고용과 교육 문제의 중요성을 고려해 고용노동부·교육부부터 방문해 업무보고를 받았다.

나 원내대표는 이어 “전임 경제팀에 대해선 두 분(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 사이가 좋다, 나쁘다, 컨트롤 타워가 어디냐는 걱정이 있었다. 이번엔 원톱이라고 하는데 ‘진짜 원톱이냐’ 이런 걱정이 많은 것을 아실 것”이라며 “국민 목소리를 잘 들어주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또 “최저임금 제도 개선과 소득 주도 성장의 부작용 해결을 위해 비상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런 대책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덧붙였다.

홍 부총리는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고용노동부 업무보고가 있어 가셨다가 실무자들과 얘기한 것”이라며 “지금 말씀하신 것을 대통령도 잘 알고 계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 경제가 활력을 되찾고 체질을 개선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 함께한 정용기 자유한국당 신임 정책위의장은 “국민이 고통스러워 하는 정책을 계속 밀어붙인다면 국민과 정책 저항운동을 할 수밖에 없다”며 “거기까지 안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나 원내대표를 만나기 전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예방했다. 홍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최근 시장에서 최저임금 인상이나 주 52시간 근무제의 속도가 빨랐다는 우려가 있다. 잘 담아내서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오히려 자유한국당이 가지고 있는 포지션이 지금 경제 부처 생각과 비슷할 수 있다. 국민 기대감이 크니까 좀 더 자율성을 가지고 일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국회 로텐더홀에서 선거제도 개혁을 요구하며 8일째 단식 중인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찾아가 격려했다. 손 대표는 “이낙연 총리가 홍 부총리를 각별하게 생각하고, 청와대에서 인사검증을 하는데 하나도 걸리는 게 없었다고 자랑하더라. 경제가 잘 돌아가게 해달라”며 “대통령을 만나면 ‘대통령이 결단해서 손학규 단식 좀 풀어줘야겠습니다’ 한 마디만 해달라”고 전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