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0일 오후 국회에서 임기를 마무리하며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임기 종료를 하루 앞둔 10일 “들개 정신, ‘한 놈만 팬다’는 투지와 근성으로 숱한 이슈와 정국 고비에서 쉴새 없이 달려온 시간이었다”며 지난 1년의 활동을 자평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기득권 웰빙 정당, 가진 자의 정당, 금수저 정당이 아니고 쇄신하는 보수 정당, 사회적 합리성과 형평성을 존중하는 정당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미력하나마 노력했다”며 “삶의 모토인 ‘처절한 진정성’을 바탕으로 변화와 쇄신의 길에서 계속 매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은 11일 오후 3시 새 원내대표를 뽑는 선거를 한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1년간의 활동 중 “대화와 타협을 중시했던 정당을 ‘끊임없이 싸우는 야성의 모습’으로 바꿔야 했다는 점이 가장 힘들었다”며 “1년이 지난 시점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제1야당의 전사로 상임위에서 역할을 다해주는 모습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또 “5당 원내대표가 지난 8월 미국을 방문했을 때 미국 상무부 장관을 만나 우리나라 철강과 자동차 보복관세를 예외적으로 유예시킨 부분에서 매우 보람을 느꼈다”며 “우리 요구 조건이 반영되지 않으면 한-미 FTA 개정 비준동의안이 국회 문턱을 넘어가기 어렵다고 확고하게 말하자, 상무부 장관이 상당히 놀라더라”고 전했다. 또 “개인적으론 오랜 인연을 가진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운명한 부분이 상당히 가슴 아픈 추억”이라고 덧붙였다.
개인적인 소회도 꺼내놨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5월 단식 투쟁을 하다 턱을 가격당한 날 밤, 가해 청년 부모님이 천막 밖에서 가까이 오지 못하고 기다렸다는 얘기를 듣고 자식 키우는 부모로서 백번 이해됐다. 그런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며 “개인적으론 자식들에게 보여줘서는 안 될 부분을 너무 많이 보여준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지난 8일 새벽 국회 본회의에선 야 3당이 배제되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의원만 참석한 채 2019년도 예산안이 통과됐다. 선거제도 개편 합의가 무산된 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날까지 닷새째 단식 투쟁 중이다. 김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야 3당이 함께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임기가 조금만 더 남아있었다면 하는 미련도 있다”며 “자유한국당이 (야 3당의) 저런 간절한 바람에 대해 고민이 왜 없겠느냐. 다만 후임 지도부가 판단해야 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후임 지도부는 처절한 진정성이 뇌리에 박히지 않고서는 제대로 된 야당의 모습이 나오지 않는다”며 “차기 지도부는 하루에 한 끼씩 굶고서라도 처절함을 만들어야 한다.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억지로라도 눈물을 흘려서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보고 싸워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원내대표는 내년 2월 말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선거에 도전할 것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김 원내대표는 출마 가능성을 묻는 말에 “지난 1년간 활동에 대해 국민과 당원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성찰할 시간이 필요하다”, “능력과 역량이 부족한 부분이 많다. 차분하게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겠다”며 분명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김 원내대표는 김병준 위원장이 이끄는 비상대책위원회에 대해선 “당 가치와 비전, 진로를 잘 만들어가고 있다고 본다”며 “원내대표에서 물러나더라도 김병준 비대위가 성공할 수 있도록 계속 뒷받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함께 협상을 진행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 대해서는 “집권당 원내대표를 많이 괴롭힌 것 같지만 홍 원내대표가 잘 인내해줬다. 그런 가운데 ‘더불어 한국당’이 만들어진 것 아니냐”고 웃으며, “집권당 원내대표는 청와대 입장도, 정부 입장도, 당내 의원들의 입장도 있어서 제일 어려운 자리다. 거칠고 거센 제1야당 원내대표를 만났으니 오죽 힘들었을까 싶다. 많이 격려해달라”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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