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 지금 국민에게 어떤 입장이냐?
교수 : 당당하다고 말할 여건은 아닌 것 같다
교수 : 당당하다고 말할 여건은 아닌 것 같다
25일 국회 환경노동위 국정감사에서 이상돈 바른미래당 의원이 우효섭 광주과학기술원 교수를 상대로 질의하고 있다. 국회중계방송 갈무리
□ 이상돈
증인은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원장, 한국수자원학회 회장을 지냈고 현재 광주과학기술원 교수다. 4대강 사업 이후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4대강 사업 전, 도중, 후에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해서 불렀다. 지난 7월 감사원은 4대강 사업이 청와대가 국토부와 환경부의 의견을 묻지도 않고 무조건 보를 건설하고 환경영향평가도 약식으로 하라고 지시했다, 그런 결론을 내렸다. 동의하냐.
■ 우효섭
동의한다기보다는, 감사원이란 국가 기관에서 한 감사 결과니까 맞을 거다 라고 생각이 든다.
□ 이상돈
4대강 사업 전에는 ‘하천의 자연성을 회복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고 2006년에는 ‘인간이 자연에 일정 부분 양보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런데 4대강 사업 이후에는 증인의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2013년 (언론 기고 등을 통해) ‘녹조 문제에도 건설이 관여해야 하고, 삽질 공화국이 아니다, 건설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냈고, 최근에는 환경단체의 보 개방 요구에 유보적 입장도 냈다. 4대강 사업 전과 후에 입장이 바뀐 것, 학자로서 이상하지 않냐?
■ 우효섭
보여주신 자료 가지고 앞뒤를 비교하면 의원님 말씀에 특별하게 제가 답하긴 어려운 입장입니다만 (보 개방에 유보적 입장을 냈던 것은) 시작을 잘못했다고 해서 그거를 원상 복원하는 것도 빨리 하기 보다는 하나하나 충분히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취지였다.
□ 이상돈
한 두달 전에 낸 책에서는 하천 복원, 보·댐 철거 등, 4대강 사업 전 입장으로 회귀했는데?
■ 우효섭
보, 댐 철거는 기술적인 거고 외국은 20년 전부터 해온 거고 그러한 기술 사항을 이 책에 담았다.
□ 설훈
4대강 사업에 기여를 아주 많이 했는데, 지금 와서 보니까 4대강 사업이 잘 됐다고 총평하냐. 아니면 당시 판단이 잘못됐다는 입장이냐.
■ 우효섭
지난 7월 감사원의 감사 결과,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사실은 대운하를 염두에 뒀다는 감사 결과에 근거한다면 시작이 좀 잘못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 설훈
아니, 시작이 잘못됐다면, 그 때 그게 대운하 사업인 걸 모르고 했다는 것인가? 아니면 알고도 따라간 것인가?
■ 우효섭
저는 대운하 사업이건 4대강 사업을 따라서 적극적으로 한 적이 없다. 다만, 2011년부터 2014년까지 건설기술연구원에 원장으로 근무하면서, 그건 벌써 4대강 사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을 때다. 그 때 간혹 기술적인 사항에 대해 한 번, 두 번 언론에 기사를 썼다.
□ 설훈
지금은, 증인은 4대강 사업에 아무런 책임 없고 기여한 바가 없어서, 양심이 떳떳하고 아무런 거리낄 게 없다?
■ 우효섭
꼭 그런 건 아닙니다만, 감사원의 감사 결과에 근거한다면 시작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든다.
□ 설훈
시작이 잘못됐는데, 증인이 기여한 바는?
■ 우효섭
제가 그 당시에 정부 출연 연구원의 원장이었기 때문에 전혀 무관하다고 할 순 없다.
□ 설훈
지금 국민에겐 어떤 입장이냐. 죄송하냐? 당당하냐?
■ 우효섭
당당하다고 말할 여건이나 여지는 아닌 것 같다.
□ 설훈
검찰 수사가 들어가면 책임질 처지가 되는 것 아니냐.
■ 우효섭
저는 전혀 형사적 문제하고는 관계가 없다 생각한다.
□ 설훈
형사적인 문제에 관계 있는지 없는지는 (수사)해봐야 아는 거죠.
■ 우효섭
예.
이슈4대강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