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23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92.
김 전 총리의 측근은 <한겨레>에 “김 전 총리가 오늘 오전 8시15분께 자택에서 별세하셨다”고 밝혔다. 김 전 총리는 이날 오전 중구 청구동 자택에서 호흡곤란 증세를 일으켜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응급실로 이송돼 심폐소생술을 받았으나 회복하지 못하고 숨졌다.
지난 1926년 충남 부여에서 태어난 김 전 총리는 공주중·고등학교와 서울대 사범대,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했다. 그는 35살이던 1961년 처삼촌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5·16 쿠데타에 가담한 뒤, 63년 6대 국회부터 9선을 쌓았다. 1979년 신군부의 등장으로 일체의 정치 활동을 금지당하기도 했으나, 신민주공화당 창당(1987년), 3당 합당(1990년), 민자당 탈당 및 자유민주연합 창당(1995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공조(1997년) 등을 통해 ‘3김’ 가운데 마지막까지 현실정치의 한자리를 차지해 왔다. 박정희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 시절 각각 국무총리를 지냈다.
김 전 총리는 고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과 함께 한때 '3김(金) 시대'를 이끌기도 했다. 2004년 자민련 총재를 끝으로 정계 은퇴를 선언하며 “43년간 정계에 몸담으며 내 나름대로는 완전 연소해 재가 되도록 탔다”며 “원하든 원하지 않든 세상은 변했다. 노병은 죽지는 않지만 조용히 사라지는 것”이라고 소감을 남겼다.
유족으로는 아들 진씨, 딸 예리씨 1남1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차려지며 5일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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