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후보로 출마 선언
“함께 걷는 시장으로 선택받겠다”
스마트도시·미래인재교육 등 공약
한국당 김문수 의식해 “표 모아야”
단일화엔 “야권연대 없다” 선 그어
7년전 후보 양보받았던 박원순쪽
“안철수 출마로 당안팎 표심 더 결집”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이 4일 오전 서울 태평로 서울시의회 앞에서 서울시장 출마선언을 하던 중 두 주먹을 불끈 쥔 채로 팔을 들어 보이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이 4일 “야권의 대표 선수”를 외치며 6·13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2011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박원순 현 서울시장(더불어민주당)에게 후보 자리를 양보한 지 7년 만의 재도전이다.
안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태평로 서울시의회 본관 앞에서 출마선언식을 열어 “‘서울이 바뀌어야 대한민국이 바뀐다’는 생각에 매일 혁신하는 서울의 모습을 제시하고 함께 걸어가는 서울시장으로 시민의 선택을 받고자 한다”고 밝혔다. 자신을 “의사, 교수, 아이티(IT) 전문가, 경영인으로 성공한 경험을 가진 정치인”이라고 소개하며 선거 구호를 ‘바꾸자! 서울. 혁신경영 안철수’로 정했다고 밝혔다. 스마트 도시, 미래인재를 키우는 교육 도시, 일자리 넘치는 창업 도시를 주요 공약으로 꼽았다.
2011년 서울시장 출마를 시사하며 정치권에 발을 들인 안 위원장은 무소속→새정치민주연합→국민의당→바른미래당을 거치며 2번의 당대표 선거와 2번의 총선, 1번의 대선을 치렀다. 2016년 4·13 총선에서는 자신이 창당한 국민의당을 제3당으로 발돋움시키며 성공을 거뒀지만 지난해 5·9 대선에서는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 후보에게 밀리는 실패를 겪었다. 결국 돌고 돌아 그는 서울시장 출마라는 ‘원점’에 다시 섰다. 2011년보다 어깨가 훨씬 무거워졌다. 분당과 통합의 과정을 통해 출범한 바른미래당이 광역단체장 후보들을 마땅히 못 내고 있는 가운데 안 위원장은 사실상 ‘원톱’ 후보로 당의 성패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다. 의미있는 성과를 내지 못한 채 패배할 경우 차기 대선 도전에 어려움이 닥칠 수도 있다.
서울시장 선거는 1여 2야의 ‘3자 구도’로 치러진다. 여당인 민주당에서는 박원순 시장과 박영선·우상호 의원이 경선중이고, 자유한국당은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투입했다. ‘야권 분열’의 위기를 의식한 듯 안 위원장은 이날 “표는 한곳으로 모아야 힘이 되고 의미가 있다”며 “야권의 대표 선수로 나선 안철수로 힘을 모아주길 호소한다”고 밝혔다. 그는 김 전 지사와의 연대에 대해선 “야권연대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보수야합’의 프레임에 걸려 진보표가 민주당으로 결집하는 것을 막고 ‘반여권’ 표를 끌어모으겠다는 전략이다.
관심은 7년 전 서로 끌어안으며 ‘아름다운 양보’를 그려냈던 안철수-박원순의 정면대결 성사 가능성에 쏠린다. 안 위원장은 여론조사상 민주당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은 박 시장을 겨눴다. 그는 ‘7년 전 후보 양보’와 관련해 “그때 잘할 거라 믿었다. (그런데) 지금껏 서울이 7년간 제대로 변화해야 하는 시기들을 많이 놓쳤다”며 박 시장을 비판했다. 안 위원장은 서울 종로구 동일빌딩에 선거캠프를 마련했다. 박 시장이 창립한 희망제작소가 있던 건물이다.
박 시장 쪽은 “최근 안 위원장 출마가 기정사실화한 이후 본선 경쟁력이 높은 박 시장에게 당 안팎 표심이 더 결집하고 있다”며 ‘대세’를 자신했다. 정태옥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본인이 야권 대표 후보라고 하는 것은 너무 나간 것”이라고 논평했다.
송경화 송호진 기자 freehwa@hani.co.kr[관련 영상] <한겨레TV> | 더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