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영 충남도 행정부지사가 6일 충남도청 브리핑룸에서 안희정 충남 도지사가 정무비서를 수차례 성폭행 한 데 대해 "도민들에게 행정부지사로서 매우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연합뉴스
안희정 충남지사가 여비서 성폭행 파문으로 당에서 출당·제명 조처를 받을 예정인 가운데, 6·13지방선거를 앞둔 더불어민주당에서 ‘안희정 마케팅’이 자취를 감추게 됐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예비후보는 ‘안희정의 동지, 문재인의 입’이라는 슬로건으로 충남지사 선거 캠페인을 벌인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다. 박 전 대변인은 6일 오전 선거운동 중단을 선언했다. 그는 ‘충남도민께 올리는 글’을 통해 “피해당사자에게 진심으로 위로드리고 도민들이 받은 상처도 어떻게 사죄드릴지 가슴이 먹먹하다”며 “안희정 지사의 친구이기에 더욱 고통스럽다. 모든 것이 무너지는 안타까움이다. 이 시점부터 도지사 예비후보로서의 모든 선거운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박 전 대변인은 이어 “어떻게 해야 충남도민께 사죄드릴 수 있을지 성찰하겠다”며 “그러한 내용과 방법에 결심이 서면 말씀을 올리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의 또다른 충남지사 예비후보인 복기왕 전 아산시장도 지난달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안 지사가 만들어놓은 충남의 미래가 민선 7기에 가서 달라지면 안 된다. 대학생 시절부터 같이 학생 운동했던 선후배로 안 지사의 행간을 읽는 제가 다른 후보보다 준비가 많이 돼 있다”며 ‘안희정 마케팅’을 벌인바 있다. 하지만 복 전 시장도 이날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대책마련에 나서며 민주당 중앙당 발표 전까지 공식입장을 내지 않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지사와 다소 거리를 두고 선거운동을 해온 충남지사 예비후보 양승조 의원(4선·천안병)은 이날 오전 예정된 민생탐방 결과 보고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양 의원은 “한 달 넘게 15개 시·군을 민생탐방했고, 오늘 기자회견을 통해 결과보고를 하려했지만 위중한 상황(안희정 성폭행 사건)이 발생해 향후 다시 기자회견을 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양 의원은 이어 “도민의 정서를 고려해 당분간 드러나는 일부 선거운동은 자제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안 지사의 성폭행 파문은 충남지사 선거뿐 아니라 대전·충남 지역의 선거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박찬우 자유한국당 의원의 선거법 위반으로 공석이 된 충남 천안갑 국회의원 재선거와 대전시장 선거에서 ‘안희정 마케팅’을 벌였던 예비후보자들이 전략 수정 등 대책마련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