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여성의원들이 6일 서울 국회 정론관에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의혹 사태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어 신보라 원내대변인이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자유한국당 여성 의원들이 미투운동을 지지하는 성명서를 내고 “시대적 요구에 응답하고 미투 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미투 운동이 본격화된 지 한달여 만의 동참 선언이다.
신보라, 김순례, 최연혜, 송희경, 김정재, 이은재 의원 등 자유한국당 여성의원들은 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당한 권력에 맞선 여성들의 용기있는 고백을 끝까지 응원하고 지지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안희정 지사의 성폭력 사건은 정치권의 추악한 민낯을 드러내며 큰 충격을 주고 있다”며 “여성을 권력으로 추행하고 폭압하는 행위는 절대 용납되어선 안된다”는 내용이다.
김순례 당 여성위원회 위원장은 성명서 낭독 뒤 기자들과 만나 “미투에서 나아가 그들의 아픔을 어루만지고 함께하는 ‘위드 유(with you)’ 운동을 개진하려 한다”며 “오늘(6일) 오후 열리는 전국여성대회에서 선언문 낭독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유한국당은 보살핌의 미덕으로 모두가 함께(위드 유) 운동에 나서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을 ‘안희정 지사 성폭력 사건’으로 명명한 자유한국당은, 이를 계기로 여성폭력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관련 현안을 짚어나갈 계획이다. 태스크포스의 위원장과 위원 구성은 6일 오후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번 자유한국당의 ‘미투 동참 선언’은 미투 운동이 본격화된 지난 1월말 서지현 검사의 폭로 이후로 한달여가 지난 상황에서 상당히 뒤늦은 편이다. 당시 최교일 자유한국당 의원이 해당 사건을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자유한국당이 다른 정당에 비해 미투운동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었다. 자유한국당은 서 검사의 폭로 이틀만에 다른 정당들보다 늦게 논평을 내어, “결코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아야 한다”(장제원 수석대변인)고 주장했었다.
신보라 의원은 여성폭력 관련 TF 구성 등이 뒤늦은 조치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겸허히 저희도 반성한다”며 “처음엔 여성가족위원회, 고용노동부 관련한 의원들이 정책위 관련 TF에서 중점적으로 (성폭력) 관련 법안을 제출했다. 그런데 그것을 넘어, 이제는 이 문제가 정치권도 예외 아니라는 자성과 반성이 있어서 당 차원에서 보다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관련 법제를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는 공감대가 이뤄진 차원에서 행해진 조치”라고 설명했다. 또 “이 운동이 정쟁수단화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