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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국회서도 ‘미투’…“의원 보좌관이 상습 성추행”

등록 2018-03-05 22:10수정 2018-03-06 11:20

민주당 의원실 여성비서관 폭로
‘미투’ 불길 정치권으로 옮겨 붙어
5일 안희정 충남지사의 수행비서 성폭행 사건이 드러나며 문화예술계를 중심으로 번지던 ‘미투(Me Too)’의 불길이 정치권에도 옮겨붙는 모양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소속된 한 여성 비서관도 과거 같은 의원실의 상급 남성 보좌관으로부터 상습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하면서 숨죽여온 ‘여의도’의 미투 동참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견디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날이 갈수록 불면증과 우울증은 심해졌고, 원형탈모까지 생겼습니다. 지금도 술을 마시거나 약을 먹지 않으면 잠을 잘 수 없습니다.” 민주당 의원실 비서관(5급)으로 근무하고 있는 ㄱ씨가 이날 국회 누리집 ‘소통마당’ 게시판에 실명으로 올린 글의 일부다. 지난달 미투 운동이 본격화되자 국회 보좌진들의 고충을 토로하는 페이스북 페이지 ‘여의도 옆 대나무숲’에 국회 내 성폭력 피해를 암시하는 글이 올라온 적은 있지만 신원을 드러내고 피해를 밝힌 경우는 처음이다. ㄱ씨는 “2012년부터 3년여 간 근무했던 의원실에서 벌어진 성폭력으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냈다. 답 없는 질문을 거듭하면서, 더 이상 침묵하고 있어서는 안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글을 쓰게 된 이유를 밝혔다. 다만 그는 “국회 내 성폭력 근절 등 자정작용을 바라며 올린 자기 고백인 만큼 어떤 형태로든 국회 밖으로 실명과 의원실, 그 구성원들이 공개되는 것은 원치 않는다”며 익명 보도를 요청했다. 국회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그는 4급 보좌관인 상급자 ㄴ씨가 “장난처럼 시작된 성폭력을 일상적으로 반복했다”고 돌이켰다. 부하직원인 ㄱ씨를 향해 ㄴ씨가 일상적으로 음담패설을 하거나 여러 차례 신체 접촉을 시도했다는 것이다. ㄱ씨는 “아무도 없을 때 둘 사이에서 벌어졌던 일이기 때문에 증거를 모을 수도, 누구에게 말을 할 수도 없었다. 당사자에게 항의도 해보고, 화도 내봤지만 소용없었다”고 토로했다.

“많은 보좌진들이 생계형 보좌진이고 보좌진 생활을 그만둘 생각이 아니라면 법적 절차를 밟는 일은 생각하기도 어렵다”는 ㄱ씨의 설명은 그간 정치권의 성폭력이 은폐돼온 이유를 시사한다. 이날 페이스북 ‘여의도 옆 대나무숲’에는 “몇 년 전 한 비서관에게 성폭행을 당했지만 그의 인맥이나 영향력이 두려워 신고하지 못했다”며 여의도 정치권에 만연한 성폭력을 까발리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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