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모금내역 공개
총 540억 중 민주당이 절반 육박
의석 3석차 한국당보다 89억 많아
박주민 의원이 3억4800만원 1위
김경수 등 친문 대부분 3억 채워
‘공천 대상’ 지방의원한테 고액 받고
의원간 서로 후원 ‘품앗이’도 여전
총 540억 중 민주당이 절반 육박
의석 3석차 한국당보다 89억 많아
박주민 의원이 3억4800만원 1위
김경수 등 친문 대부분 3억 채워
‘공천 대상’ 지방의원한테 고액 받고
의원간 서로 후원 ‘품앗이’도 여전
후원금 통장에 찍힌 숫자를 보고 정권 교체의 찬 바람을 실감했을 법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7일 정보공개청구를 받아 공개한 ‘2017년도 국회의원 후원금 모금내역’을 보면, 지난해 국회의원 후원회 계좌(299개)에 들어온 후원금 540억9700여만원 가운데 절반(268억8300만원)가량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게 쏠린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한국당(118석)과 민주당(121석)의 의석은 3석 차이에 불과했지만,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민주당보다 89억원 적은 179억9100만원을 모으는 데 그쳤다. 지난해와 비슷한 535억원의 후원금이 걷혔던 2016년에는 그 절반인 250억원이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 쪽에 집중됐다.
의원별로는 ‘세월호 의원’, ‘거지갑 후원 동영상’으로 알려진 박주민 민주당 의원이 3억4800만원을 모금해 전체 1위에 올랐다. 정의당 노회찬(3억4200만원) 의원이 뒤를 이었다. 모금액 순위 10위권에 든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완영(3억1300만원, 7위), 주호영(3억700만원, 9위) 의원 2명뿐이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2억1700만원,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3억100만원, 심상정 전 정의당 대표는 3억500만원을 걷었다. 문재인 대통령 측근으로 꼽히는 민주당의 김경수·김태년·전해철·박광온·홍영표 의원 등 ‘친문’ 정치인들도 대부분 3억원을 꽉 채웠다.
동료 의원 간의 ‘품앗이 후원’ 관행은 계속 이어졌다. 민주당 중앙당후원회장이자 최다선(7선)인 이해찬 의원은 같은 당 우원식·윤호중·기동민 의원에게 500만원씩을 보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인 조정식 민주당 의원은 같은 상임위 소속인 황희 의원에게 500만원을, 이철희 의원도 기동민 의원에게 500만원을 후원했다. 자유한국당에서는 전희경·윤종필 의원이 서로에게 500만원씩 후원했고, 김순례 의원도 원유철 의원에게 500만원을 보냈다. 정당 이합집산으로 품앗이가 깨지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국민의당에서 한솥밥을 먹던 김삼화·송기석·채이배 의원에게서 500만원씩을 받은 손금주 의원은 바른정당과의 합당 과정에서 무소속으로 남으면서 바른미래당으로 옮겨간 김삼화, 채이배 의원과 헤어졌다. 박주선 의원도 국민의당 시절이던 지난해 황주홍 의원에게 500만원을 건넸으나 지금은 각각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으로 갈라진 사이가 됐다.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과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자신에게 500만원씩 ‘셀프 후원’해 눈길을 끌었다.
국회의원이 지역구 지방의원이나 기초자치단체장에게서 고액 후원금을 받는 관행도 여전했다. 정치자금법 위반은 아니지만, 지방선거에서 공천권을 쥐고 있는 국회의원이 ‘공천 대상자’인 지방의원에게서 후원금을 받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홍익표 민주당 의원은 지역구인 서울 성동구의회 김달호 의장과 윤종욱 부의장에게서 각각 350만원, 440만원을 받았다. 김정재 자유한국당 의원(포항북)은 김희수·한창화 경북도의원에게 각각 310만원, 400만원을 후원받았고, 박명재 자유한국당 의원(포항남·울릉)은 이상구 경북도의원과 이해수·정해종 포항시의원, 한남조 울릉군의원에게서 각각 500만원씩 후원받았다.
지난해 종교인 과세 유예 법안을 냈던 민주당 김진표 의원은 목사 6명에게서 3000만원을 후원받았다. 인적 사항이 일부 공개되는 300만원 이상 고액 후원자 명단에서 목사 직군 후원을 받은 정치인은 김 의원이 유일하다. ‘바둑 국수’인 자유한국당 조훈현 의원은 아마 5단의 바둑 애호가인 이의범 에스지(SG)그룹 회장으로부터 500만원의 후원금을 받았다.
김남일 김태규 정유경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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