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화당 창당대회가 열린 6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조배숙 대표(가운데)가 무대에 올라 당직자와 함께 당기를 흔들고 있다. 조 대표 오른쪽으로 장병완 원내대표, 권노갑·정대철 고문, 박준영 의원 등이 함께 서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반대해 국민의당을 탈당한 의원들이 만든 민주평화당(민평당)이 6일 공식 출범했다. 민생·평화·민주·개혁·평등의 가치를 앞세우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계승·발전시키며 ‘촛불시민혁명’을 완성하겠다는 목표다. 민평당 창당으로 국민의당은 2016년 2월2일 창당한 이래 2년 만에 사실상 해체됐다.
전날 밤 초대 지도부로 선임된 조배숙(4선) 당 대표와 장병완(3선) 원내대표 등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고 창당을 완료했다. 이들은 창당 선언문에서 “민생정치 실천을 제일의 목표로 삼겠다”며 “철저한 적폐청산과 국가대개혁으로 촛불시민혁명을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민평당은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과 달리 ‘햇볕정책’이라는 단어를 당헌에도 명시하고, “햇볕정책을 계승·발전시켜 남북 화해와 한반도 평화를 실현하겠다. 핵무기 없는 한반도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민평당은 또 “안철수 대표의 사당화를 반면교사 삼았다”며 당헌에 ‘당권은 당원에게 있다’는 내용 등을 명시한 점을 강조했다.
민평당에는 호남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당 의원 23명 가운데 15명이 공식 합류했다. 조 대표와 장 원내대표 외에 6선의 천정배, 4선의 박지원·정동영, 3선 유성엽, 재선 황주홍, 초선 김광수·김경진·김종회·박준영·윤영일·이용주·정인화·최경환 의원이 동참했다. 비례대표인 초선 이상돈·박주현·장정숙 의원은 자진 탈당하면 의원직을 잃게 돼 몸은 국민의당에 둔 채로 이날 민평당 창당에 참여했다. 이밖에 이용호 의원(초선, 전북 남원·임실·순창)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정당인 미래당 창당이 완료(13일)되면 민평당에 합류할 뜻을 내비친 상태여서, 숫자는 늘어날 수 있다. 손금주 의원(초선, 전남 나주·화순)도 막판 고심중이다. 반면, 국민의당 호남 의원 중 김동철·박주선·주승용·권은희·김관영·송기석 의원 6명은 미래당을 택했다.
조배숙 대표는 이날 “적폐는 단호히 청산하고 격차는 과감히 해소하며 호남 개혁정신을 이어받아 시대정신을 구현하겠다”고 외쳤다. 창당대회에는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 김명연 자유한국당 사무총장 등이 축하 방문했고, 국민의당·바른정당 쪽은 불참했다.
민평당은 원내교섭단체(20석) 구성에는 실패했으나, 정부·여당이 주도하는 개혁입법에 협조하고 자유한국당·미래당에 각을 세우며 ‘캐스팅 보터’로서 원내 존재감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민평당 의원들은 향후 민주당과 민평당의 ‘연합정부’ 구성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호남 지역당’의 한계를 뛰어넘는 게 큰 과제다. 6·13 지방선거가 첫 시험대이지만, 당 지지도는 호남에서도 민주당에 크게 밀리고 있다. 민평당은 지방선거를 지휘할 상임선거대책위원장에 김경진 의원을 선임했다.
송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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