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당시 최교일 중앙지검장이 국정감사에 출석해 국회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성추행을 당한 검사에게 당시 검찰국장으로써 사건을 무마하고 인사 불이익을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최교일 의원이 “사건 내용을 알지도 못했고 무마하거나 덮은 사실도 전혀 없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30일 설명자료를 내고 “이 사건 내용을 전혀 알지 못하였고 이번 언론 보도를 통해 알게 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재임한 시기(2009년 8월~2011년8월)에 “서지현 검사가 2011년 2월 서울북부지검에서 여주지청으로 이동”했다면서 “여주지청은 검사들이 비교적 선호하는 지청”이라고 불이익 논란을 반박했다. “서지현 검사와 전혀 알지 못하는 사이”였다고도 강조했다. 또 “서지현 검사도 당시에는 이의제기를 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문제가 불거지지 않은 사건을 어떻게 무마했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최 의원은 전날(29일) 열린 자유한국당 연찬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전혀 보고받은 기억이 없다”면서 “(성추행 현장에 가해자가) 장관과 같이 갔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어떻게 (사건을) 덮느냐”고 항변하기도 했다. 또 “그게 검찰국장이 할 사안도 아니다. 왜 아무런 관계도 없는 나를 끌어들여 실명을 드러나게 하느냐”고 불만을 드러냈다. 성추행을 한 것으로 지목된 안태근 검사(당시 법무부 국장)가 당시 현장에서 이귀남 법무부 장관을 수행하던 중이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앞서 서지현 검사는 2010년 10월30일 한 장례식장에서 법무부 장관을 수행하던 안 전 국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뒤 오히려 사무감사를 비롯해 ‘통상적이지 않은’ 발령 등의 인사불이익이 이어졌고, “인사발령의 배후에 안 검사가 있다는 것을, (그리고) 안 검사의 성추행 사실을 당시 (최교일)법무부 검찰국장이 앞장서서 덮었다는 것을 알게됐다”고 고발한 바 있다. 2015년 8월부터 경남 통영지청 발령을 받아 근무중인 서 검사는 29일 JTBC에 출연해 “통영지청 정도 규모의 청에는 3~4년차 검사가 근무하는데 제가 지금 15년차 검사이고 제 아래 기수 검사가 경력검사로 배치된 상황이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
▶관련기사 보기 : 임은정 검사 “안태근 성추행 당시 ‘왜 들쑤시냐’ 검사장이 호통” ) 서 검사가 추행했다고 지목한 안 전 국장은 2017년 6월 후배 검사들에게 돈봉투를 나눠준 일로 검찰 특활비 파문을 일으킨 뒤 현재 면직 처분된 상태다.
정치권은 서 검사의 내부고발에 대해 응원과 격려를 보내고 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30일 의원총회에서 “더 놀라운 점은 당시 성추행이 법무부 장관을 비롯한 다중이 있는 곳에서 벌어졌고 모두가 이 일에 침묵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법무부 등 사법기관의 내부 반성을 촉구했다. 노회찬 원내대표도 “서지현 검사의 고발에 단초가 된 ‘#미투(Me too)’운동이 사회적으로 더욱 확산되기 바란다”고 밝혔다. 같은날 더불어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박경미 의원은 “가해자는 얼마 전까지 법조계 요직을 거치며 승승장구했고, 서 검사는 내부에서조차 남성 검사 발목잡는 꽃뱀 취급 받으며 부당한 인사 조치를 당했다”며 “피해 사실을 밝히는 게 쉽지 않았을 서 검사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가해자에 대한 책임 추궁도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표창원 민주당 의원도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상관에게 성폭행 당한 여군은 자살했고 그 아버지가 진실을 밝혀냈다. 서지현 검사의 용기, 더 많은 숨은 피해자에게 용기를 줄 것”이라고 적었다. 정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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