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근혜계인 김태흠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오른쪽)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홍준표 대표가 발언할 때 잠시 고개를 돌리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홍준표 대표가 친박계를 ‘구체제 암 덩어리’로 규정하며 계파 논란에 가세하는 등 잡음이 커지고 있다.
홍 대표는 27일 당 홍보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서 “연말이면 새로운 신보수주의 정당으로 거듭나게 되는데 아직도 구체제 잔재들이 준동하고 갈등을 부추기려 한다. 암 덩어리를 제거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옛 친박계인 김태흠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홍 대표를 앞에 두고 “대표가 원내대표 경선에 개입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계파를 없앤다면서 갈등을 야기한다”고 비판했다. 홍 대표가 페이스북에 “있지도 않은 계파 갈등을 부추겨 원내대표 선거에 나서려는 사람들이 있다”고 쓴 것을 지적한 것이다.
원내대표 선거는 그간 친김무성계로 홍 대표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복당파 김성태 의원(3선)과, 옛 친박계가 결집하는 홍문종 의원(4선)의 구도로 진행돼왔다. 이런 가운데 범친박으로 분류되면서도 홍 대표와도 관계가 나쁘지 않은 이주영 의원(5선)이 부상하며 출마 뜻을 굳힌 상태다. 한선교·나경원 의원 등도 거명된다.
한편, 자유한국당은 다음달 12일께 원내대표 선거를 치르기로 홍 대표와 정우택 원내대표가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원내대표는 28일 오전 이런 사실을 밝힐 예정이라고 당 관계자는 전했다. 애초 원내대표 선거 날짜를 두고도 정 원내대표는 자신의 임기만료 하루 전인 ‘12월15일’을 주장하고, 홍 대표는 경선에 따른 내부 갈등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도에서 ‘12월7일’로 당겨야 한다는 방침이 확고했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선거일 공고 권한은 당대표에게 있다”고 했다. 강효상 대표 비서실장은 27일 밤 “홍 대표와 정 원내대표가 12월7일과 15일의 중간 정도에서 선거 날짜를 정했다”고 전했다.
김남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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