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제명’을 발표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바른정당의 당 대표로 새롭게 선출된 유승민 당 대표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의 ‘예방’ 문제를 놓고 14일 신경전을 벌였다. 끝내 홍 대표가 유 대표의 예방을 거부하자, 유 대표는 “졸렬한 작태”라고 꼬집었다. 또 홍 대표는 바른정당을 두고 정당도 아닌 “배신자 집단”이라고 폄훼하는 등, 양 당이 초반부터 험악한 기싸움을 벌였다.
유승민 신임 대표는 전날인 13일 선출 직후 관례에 따라 각 당 대표들을 예방하는 일정 조율에 나섰으나, 자유한국당만 거절했다. 예방 거절은 홍준표 대표의 의지였으며, “바른정당은 배신자 집단이지 정당이 아니기 때문에 예방을 거절한다”는 뜻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홍준표는 앞서 이혜훈 당 대표 시절에도 인사를 받지 않았던 바 있다. 이에 따라 유 대표는 다음날 출국 일정이 예정됐던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13일 가장 먼저 만난 데 이어, 14일 오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를 차례로 만난다.
유 대표는 이번 사태를 두고 14일 오전 9시 새 당 지도부 출범 뒤 처음 열린 최고위원회의 말미에 “홍준표 대표와 어떤 자리에서든 만나 앞으로 국회에서 두 당간의 협력·연대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생각이 있지만, 예의차 예방조차 거부하는 졸렬한 작태를 보고 상당히 실망했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같은날 오전 9시40분께 페이스북에 “잔류 배신자 집단에서 소위 말로만 개혁 소장파니 운운하는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그들은 정책으로 개혁을 이루어 낸 것은 하나도 없고 입으로만 개혁으로 포장하여 국민들을 현혹하고 오로지 당내 흠집내는 것만 개혁인양 처신하여 오히려 반대 진영에 영합하는 정치로 커왔다”는 글을 올리며 바른정당을 겨냥했다.
정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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