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전 대통령 27분 연설 5차례 박수
“황영조 금메달…마라톤 같이 뜁시다”
연설 끝나자 의원들 기립 박수
부인 힐러리 클린턴도 동행
일부 의원 “쌀 개방 반대” 항의문 세우기도
“황영조 금메달…마라톤 같이 뜁시다”
연설 끝나자 의원들 기립 박수
부인 힐러리 클린턴도 동행
일부 의원 “쌀 개방 반대” 항의문 세우기도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회 연설은 1993년 7월10일 빌 클린턴 대통령에 이어 24년여만이다.
클린턴 대통령의 방한 첫날은 토요일이었다. 청와대에서 김영삼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클린턴은 곧바로 국회를 방문해 오후 5시27분부터 27분간 연설을 했다. 그는 “한반도 분단의 조속한 종식과 통일을 지지한다. 한반도의 장래는 남·북한의 당사자에게 달려 있다”며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 해결 원칙을 확인했다. 또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지지한다. 북한의 국제원자력기구 사찰 및 남북 상호 사찰 수락”을 강하게 촉구했다.
연설에 앞서 당시 이만섭 국회의장은 클린턴 대통령의 부인 힐러리 클린턴을 소개하며 “그 지혜와 역량과 아름다움으로써 새 시대의 새로운 영부인상을 보여주고 계신 힐러리 로덤 클린턴 여사께서 잠시 일어나셔서 우리의 따뜻한 환영을 받아주시기 바란다”고 소개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저는 1992년 올림픽 마라톤에서 바르셀로나의 마지막 언덕을 이겨 내서 금메달을 딴 한국의 훌륭한 마라톤선수 황영조의 모습을 기억할 수 있습니다. 그의 정열과 인내는 오랜 고난의 역사를 이겨 냈을 뿐 아니라 그 속에서 번영을 이룬 한국인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우리는 그러한 정신을 찬양합니다. 우리는 과거에 서로 어깨를 맞대고 싸웠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은 실로 마라톤과 같습니다. 우리 이 마라톤에서 같이 뜁시다”는 말로 연설을 마쳤고, 국회의원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쳤다.
당시 민주당 김영진 김인곤 김장곤 김종완 이규택 이길재 이희천 최락도 의원 등 국회 농수산위 소속 의원 8명 전원과 국민당 조일현, 무소속 정태영 의원 등 10명은 쌀개방 반대 항의문을 의석 앞에 세워놓고 연설을 들었다. 이들은 “쌀 개방 절대 반대(We strongly oppose theimport of rice)”, “쌀은 우리 민족의 혼”(Rice is the spirit of our people)"이라고 쓴 한글과 영문 항의문 등을 한장씩 자신의 좌석 위에 세워놓았고, 국내외 취재기자들의 집중적인 카메라 세례를 받기도 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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