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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11명은 함께” 추스르는 바른정당, 엇갈린 주호영

등록 2017-11-07 19:40수정 2017-11-07 22:27

7일 바른정당 비공개 의원간담회 열어
남경필·정운천 등 11명 현 의원 전원 참석
“추가 탈당 없다” 세시간 격론, 매일 만나기로
간담회 장소, 주호영 원내대표실과 같은 문
엇갈렸지만 단 한마디도 나누지 않아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지난 10월22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유한국당, 국민의당과 각각 통합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개혁보수의 길을 꿋꿋이 가겠다"고 선언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지난 10월22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유한국당, 국민의당과 각각 통합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개혁보수의 길을 꿋꿋이 가겠다"고 선언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9명 집단 탈당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7일 오후, 바른정당에 남은 11명의 의원이 국회 본관 228호에 모였다. 지난 5일 밤 ‘마지막 20인 의원총회’를 했던 장소다. 이미 탈당 방침을 밝힌 주호영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이 쓰고있는 원내대표실은 228호와 출입구를 함께 쓴다. 주 원내대표는 간담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출입구를 몇차례 오가다 유의동 의원과 마주쳤지만, 서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이날 간담회에는 남경필 경기지사를 비롯, 앞서 전당대회 당 대표 후보에서 전격 사퇴한 정운천·박인숙 의원을 포함한 11명 의원 전원이 참석해 당의 진로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오후 3시 시작한 의원 비공개 간담회는 5시 40분을 넘기며 무려 2시간 40여분간 이어졌다. 유승민 의원은 간담회 뒤 기자들과 만나 “지난 일요일(5일) 의원총회에서 전당대회를 연기하는 것을 반대했던 것 때문에 마음이 상하신 분들에게 이유 불문하고 미안하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간담회 브리핑을 맡은 하태경 의원은 “추가 탈당은 없다. 지금 굉장히 어렵지만 같이 죽고 같이 산다, 함께 움직인다는 부분을 확인했다”고 오간 이야기를 전했다. 그러나 하 의원은 “개별 행동하지 말자(는 데에), 물론 서로 생각 차이는 존재한다”며 “그걸 좁히기 위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매일 하기로 했다”고 말해 의원 간 이견도 있었음을 내비쳤다. 바른정당은 앞으로 매일 의원들이 모여 간담회를 통해 당의 진로를 결정해 나가기로 했다. 그러나 ‘단체 행동’ 합의 여부와 별개로, 당분간 남은 11명 중에서 추가 탈당 움직임을 곧바로 보이긴 어려울 것이라는 게 의원들의 이야기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의원은 “오늘 처음으로 속을 터놓고 이야기해 한 목소리가 나오기 어렵다”면서도 “당분간은 전당대회 결과가 나오고 난 뒤 아무도 이탈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승민 의원은 의원들의 추가 탈당이 이어지지 않도록 설득하는 한편, 오전엔 사무처 당직자들을 만나 격려하는 등 당 분위기를 쇄신하려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당 내 분위기는 침울하다. 이날 오전 9시 열렸던 최고위원·전대 후보자 연석회의에서 진수희 최고위원은 모두 발언을 하다 눈시울을 붉혔다. 진 최고위원은 언론에 “죽을 각오로 피나는 노력을 할 테니 계속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주호영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왼쪽 두번째)이 지난 10월31일 국회에서 열린 바른정당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주호영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왼쪽 두번째)이 지난 10월31일 국회에서 열린 바른정당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남은 의원들의 ‘속내’야 복잡하지만, 앞서 탈당을 예고한 의원들을 향한 시선만은 하나같이 따갑다. 특히 탈당을 예고해 놓고도 이날 저녁 청와대에서 예정된 트럼프 방한 만찬에 바른정당 원내대표 자격으로 참석하는 주호영 원내대표에 대해선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탈당을 선언한 이상 단 하루라도 (당대표 권한대행) 역할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싸늘한 분위기 탓인지, 이날 주 원내대표는 간담회장 주변을 몇차례 오가면서도 말을 아꼈다. 3시 비공개 회의 직전인 2시 59분, 원내대표실로 들어가기 위해 간담회장과 같은 출입구로 향한 주호영 대표는 말없이 재빠른 걸음으로 오신환 의원을 앞질러 들어갔다. 이후 김세연, 유승민 의원이 같은 문으로 간담회장으로 향했다. 유승민 의원은 기자들이 “방금 주호영 대표도 방에 들어갔는데, 같이 논의할 것이냐“ 묻자 당황한 표정으로 “같이 논의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 방 주인이 알아서 하겠지”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몇번 바쁘게 오가던 주 원내대표는 “트럼프 만찬 참석이 부적절하단 지적이 있다”고 기자들이 붙잡고 묻자, “국가적 행사에 불편함이 없도록 해주는 것이 맞다. 밥 한끼 먹는 게 중요한 것이어서가 아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한편 김무성 의원은 이날 내내 국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정유경 김남일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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