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린 대통령 비서실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자유한국당 전희경 의원이 청와대 비서실 인사에 대해 ‘색깔론’을 제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주사파,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운동권이 장악한 청와대”라고 주장해 논란이 된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정곡을 질리면 아픈 법”이라고 때아닌 ‘색깔론’을 거듭 제기했다. 이에 대해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30년 전 이야기를 한다. ‘여자 김진태(자유한국당 의원)’다”고 7일 꼬집었다.
전 의원은 운영위 국정감사가 끝난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곡을 찔리면 아픈 법이다. 청와대에 전대협인사 포진, 전대협의 전문·강령·회칙의 진보적 민주주의 추종을 물었더니 부들부들 느닷없는 셀프 모욕감 타령이라니”라고 올렸다. 임종석 실장이 전 의원의 주장에 “그게 질의냐. 매우 유감이다. 모욕감을 느낀다”고 발언한 것을 가리킨 것이다.
전 의원은 또 “언론의 색깔론 네이밍은 또 뭔가. 그럼 색깔론이라 매도당할까 봐 이런 질문 안 해야 하나? 대한민국호를 끌고 가는 사람들의 사고와 이념을 당연히 물어야지”라고 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나는 앞으로도 묻고 또 물을 것이다. 당신들의 머리에 무엇이 있는지. 그것이 대한민국의 헌법 정신과 합치하는지”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전 의원은 뉴라이트 성향의 보수 단체인 자유경제원 사무총장 출신으로 2016년 총선을 앞두고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대표가 영입한 인사다. 박근혜 정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하던 2015년 10월 새누리당 의원들을 상대로 국정교과서 특강을 한 전 의원을 두고 김무성 대표는 “이 사회에서 정말 필요한 영웅”이라고 극찬 한 바 있다. 당시 자유경제원 사무총장 자격으로 강연을 한 전 의원은 “민주화를 무오류인 것처럼 가르친다. 민주주의가 완전무결한 것으로 주장되면 광화문광장에 넘치는 떼법의 기반이 될 수 있다”, “야권을 위시해 반대한민국 세력이 가장 물러설 수 없는 보루가 역사교과서” 등의 주장을 한 바 있다.
당시 ‘국정교과서 전도사’로 새누리당 비례대표 9번을 받고, 석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도 제기돼 비례대표 선정을 둘러싸고 논란이 된 바 있다.
한편, 전 의원의 발언에 대해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티비에스>(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운영위 국감을)딱 보면서 ‘김진태(자유한국당 의원) 긴장하겠네’라고 생각했다”며 “전희경 의원은 그전부터 알지만, ‘여자 김진태’다”고 꼬집었다. 공안검사 출신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하고, 이른바 ‘애국세력’과 행동을 같이하며 ‘종북 색깔론’을 제기하는 김진태 의원에 전 의원을 빗댄 것이다. 하 의원은 “문제는 김진태 의원의 19대 때 통합진보당이라는 살아있는 종북 세력이 있었기 때문에 (종북몰이·색깔론)이 파괴력이 있었다. 이제 뒷북이다”고 전 의원의 ‘색깔론’을 비판했다. 그는 “전희경 의원은 또 실제로(주사파를) 잘 모른다. 그러니까 김진태 의원은 공안검사를 했다. 그래서 조금은 안다. 공안사범이어서 제가 제일 잘 안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전대협 출신이다. 그는 “청와대에 이석기 같은 사람 없다. 주사파 공격해 봐야 먹히지도 않는다. 빨갱이는 어르신한테나 먹힌다”고 꼬집었다.
이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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