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터쪽그림(웹툰), 입소리손장단(비트박스), 늘찬배달(퀵서비스)…
국립국어원이 2004년 이후 외래어를 순우리말로 다듬는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순화어 대부분이 정서에 맞지 않거나 억지스러운 조합으로 외면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한정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립국어원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04년부터 국립국어원이 발표한 순화어는 457개에 이르고 있으나 이 중 널리 사용되는 단어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국어사전에 등재될 정도로 널리 통용되는 ‘스마트폰’, ‘웹툰’을 각각 ‘똑똑전화’, ‘누리터쪽그림’으로 바꾸는 등 현실과 동떨어진 단어를 만들어냈다는 지적이다. 국립국어원의 자료를 보면, 파파라치는 몰래제보꾼으로, 글램핑은 귀족야영, 아이같은 감성과 취향을 가진 어른을 뜻하는 키덜트는 어른왕자 등으로 표현되어 있다.
지난 2005년에는 블루투스를 ‘쌈지무선망’으로 순화했다가, 문화체육관광부의 심의를 통해 2014년 다시 ‘블루투스’로 표준화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다만 국립국어원이 순화어로 발표한 ‘스모킹건(smoking gun)→결정적 증거’, ‘에어캡(air cap)→뽁뽁이’ 등은 의미전달이 쉬워 사용이 활성화된 ‘우수사례’로 꼽혔다. 김한정 의원은 “늘찬배달, 어른왕자, 귀족야영 등은 지난 3년간 언론에서 단 한 차례도 사용된 적이 없다”며 “(국립국어원이) 국민들의 공감을 바탕으로 널리 사용될 수 있는 순화어 만들기에 적극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최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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