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보름달 같이 대한민국의 미래도 밝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은….”
자유한국당이 추석 연휴를 앞두고 귀성객 배포용 홍보물을 만들었다. 한가위 답지 않게 ‘우울 모드’다. 28일 공개된 홍보물은 자유한국당이 규정한 ‘문재인 정부 5대 적폐’를 강조하면서, 특히 홍준표 대표가 적극 추진하는 ‘전술핵 재배치 천만인 서명운동’을 위한 반송우편엽서 형식으로 제작됐다.
8면짜리 접이식 홍보물은 △안보파탄(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북한 11차례 도발) △인사참사(청와대 인사검증라인 즉각 사퇴) △방송장악(문재인 정권 방송장악 음모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 실시) △교육혼란(전교에 끌려다니는 교육정책) △민생불안(살충제 달걀, 독성 생리대)을 집중 부각시켰다.
반면 자유한국당이 당면한 최대 현안인 당 혁신에 대해서는 “안으로는 혁신과 쇄신을 계속하고 있고, 밖으로는 국가안보를 위해 전술핵 재배치를 요구하는 등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데 앞장서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 국민들이 지지를 보내주고 있다”, “자유한국당 지지율이 3주 연속 상승(9월18일 언론보도)” 등 두루뭉술하거나 외부 평가와 달리 자화자찬하는 내용을 담는데 그쳤다.
특히 홍보물 2면을 할애해 가위로 오리면 ‘전술핵 재배지 천만인 서명운동’ 반송우편엽서가 되도록 만들었다. 최대 4명까지 이름과 생년월일, 주소, 찬성서명을 받은 뒤 우체통에 넣으면 수취인부담으로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로 보내지게 된다. 자유한국당은 홍보물에 전술핵 재배치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유일한 대안”이라며 “가족과 함께 동참하고 우체통에 넣어주세요”라고 적었다.
김남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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