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8일 오전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18일 여당 지도부의 ‘유감 표명’으로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본회의 표결에 물꼬가 트이자 캐스팅보터인 국민의당의 선택에 또다시 관심이 쏠린다. 김 후보자 찬반에 대한 국민의당 의원들의 표심이 혼조인 터라, 안철수 대표의 의중이 표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여권이 안 대표에게 공을 들이고 있지만 안 대표는 말을 아끼고 있다.
안 대표는 지난 16일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을 만나 김명수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 등 정국 현안을 논의했다고 국민의당 관계자가 전했다. 애초 전병헌 수석이 지난 11일 안 대표를 만나려 했으나 그날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부결되면서 미뤄졌고, 청와대의 요청으로 닷새 뒤에 회동이 이뤄졌다고 한다. 김명수 후보자 임명동의 협조 요청에 안 대표는 “헌법기관인 각 의원들이 숙고해 판단할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지난 주말 안 대표를 찾아가겠다며 의사를 타진했으나 안 대표가 “원내 사안이니 원내대표들끼리 만나는 게 좋겠다”고 밝혀 만남이 성사되지 못했다고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전했다.
안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당 의원 마흔 분의 양심에 기초한 판단을 믿는다. 김명수 후보자가 사법부의 독립을 지켜낼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삼고 판단할 것”이라고만 말했다. 안 대표는 김이수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 직후에는 “국민의당이 결정권을 갖고 있는 정당”이라고 말해, 부결을 반기며 자신감을 드러내는 듯한 발언을 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에는 발언에 신경쓰는 모습이다. 안 대표의 한 측근 의원은 “당시 불필요한 언급으로 질책을 받은 측면이 있다”며 “자율투표 원칙을 밝힌 가운데 당대표가 이런저런 언급을 하는 게 적절치 않은 점도 있어 김명수 후보자 관련 발언은 아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19일 의원총회를 열어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