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쓰레기통을 뒤지고, 여성들이 성매매로 살아가고 있다. 그 이유가 차베스·마두로 두 독재정권이 친정부 성향의 이념적 코드가 맞는 대법관 12명을 임명하는 등 지속적으로 정권 입맛에 맞는 대법관들로 대법원을 다 채웠기 때문이다.”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의 이념 성향을 문제 삼으며 지명철회를 요구하는 자유한국당이 급기야 베네수엘라 대법원까지 김 후보자 반대 이유로 끌어들였다.
18일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홍준표 대표의 측근인 이종혁 최고위원은 “차베스 정권이 집권하는 기간 4만5000여건의 대법원 판결이 있었는데 단 한 건도 차베스 정권에 거슬리는 판결을 내리지 못했다. 사법부 장악의 독재 전횡이 베네수엘라가 몰락하게 된 주요 원인”이라고 주장하며 “더불어민주당과 청와대는 김명수 대법원장 임명과 관련해 잘 참조하라”고 했다. 강효상 대변인은 논평을 내어 “대법원장 한 명 잘못 뽑으면 베네수엘라처럼 망할 수 있다”며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우리 국민들이 삐뚤어지고 불공정한 재판을 받지 않게만 할 수 있다면, 그 어떤 지탄도 달게 받을 용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2013년 사망)은 2002년 반 차베스 쿠데타 당시 대법원이 반정부 세력을 옹호한 이후 대법관 수를 20명에서 32명으로 늘리고, 새 대법관을 자신의 지지자로 채워 넣었다. 베네수엘라 대법원은 2013년 1월 차베스가 암 투병으로 인해 대통령 취임 선서 없이 4번째 임기를 시작한 데 대해서 합헌 판결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14년 장기집권한 사회주의 정권의 사법부 장악을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지명에 빗대며 ‘나라가 망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비약을 넘어 ‘막말’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하지만 이 최고위원의 발언을 들은 홍 대표는 “최근 우리 당에서 한 말 중에 최고의 발언”이라고 치켜세웠다.
김남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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