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게 해.”
지난 달 24일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 취임 3주째를 맞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이철우 최고위원 발언 순서가 되자 길게 하지 말라는 사전 주의를 줬다. 통상 당 대표가 가장 먼저 입을 여는데, 이날 따라 홍 대표는 첫 발언을 이틀 전 토요일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마친 정우택 원내대표에게 양보한 터였다. 평소에도 원내 여러 현안과 관련한 입장을 길고 자세하게 밝히는 정 원내대표의 발언은 이날따라 추경안 처리 의결정족수 미달 사태를 빚은 여당 행태를 지적하며 더 길어졌다. 이 때문에 홍 대표의 ‘컷’ 발언은 이 최고위원이 아닌 정 원내대표를 향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고, 두 사람 사이에 때때로 불거지던 신경전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앞서 정 원내대표는 홍 대표가 추진하는 혁신위원회의 ‘극우화’를 지적하거나, 자신이 권한을 쥔 추경안·정부조직법안 등 원내 현안 처리에서 홍 대표와는 다른 목소리를 내왔다.
“톰과 제리 같은 관계면 좋은데, 그런 관계가 있었나 싶다.” 자유한국당의 한 고참 당직자는 당 대표-원내대표 투톱 체제의 이상적 모델로 ‘톰과 제리’를 꼽았다. 서로 싸우면서도 없으면 못 사는, 그런 사이가 당에는 좋다는 것이다. 홍준표-정우택 조합에 대해선 “뭐랄까. 각자 제 갈 길 가는 거 아닌가. 사이가 좋다, 나쁘다 할 것도 없이, 그냥 ‘사이가 없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또다른 고참 당직자는 “서로 욕하면서도 당분간 서로를 존중하는 척하는 ‘전략적 존중’ 관계”라고 했다. 홍 대표가 배지가 없는 ‘원외’라 원내 문제에 개입하려 해도 한계가 분명할 수밖에 없다.
원내대표의 탄생
한국 정당정치사에서 당 대표-원내대표라는 역할 분담은 그리 역사가 길지 않다. 지금처럼 원내교섭단체 ‘1여3야’ 구도였던 2003년, 열린우리당 원내대표(김근태)-한나라당 원내총무(홍사덕)-민주당 원내총무(정균환)-자민련 원내총무(김학원) 4명이 수시로 머리를 맞댔다. 이즈음 각 당에서는 정치개혁의 하나로 원내총무를 ‘원내대표’라는 이름으로 바꾸고 당 총재나 대표, 의장에게 집중됐던 권한 중에서 국회 운영과 정책 결정권을 떼어주는 ‘원내정당화’ 논의가 일기 시작했다. 정쟁이 아닌 정책에 눈을 뜨던 때였다.
자유한국당 내에서는 이 때문에 ‘보수정당 초대 원내대표’로 홍사덕을 꼽기도 한다. “홍사덕은 원내총무였지만 과거와 같은 힘 없는 총무가 아닌 권한이 크게 늘어난 원내대표급이었다”는 것이다. 정치자금이 든 돈봉투를 배분하곤 했지만 총재 지시를 따르고 원내 권한과 재량은 제한적이었던 원내총무가 아니라, 지금처럼 꽉 막힌 원내 현안을 여야 협상을 통해 직접 풀어내는 역할 등을 스스로 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홍사덕은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최병렬을 제치고 대통령과 각 당 원내대표 정례회동을 제안하기도 했다. 최병렬로서는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었지만, 그렇게 각 당 원내대표의 권한은 조금씩 커져갔다. 그리고 탄핵 역풍 속에 치러진 2004년 총선 결과 열린우리당-한나라당 양당구도로 다시 정리된 17대 국회부터 원내대표의 시대가 활짝 열리기 시작했다.
우원식이 모욕감을 느낀 이유
당 대표는 전당대회를 통해, 원내대표는 현역의원들의 투표로 선출된다. 당 대표는 사무총장 등 당직 인선 권한을, 원내대표는 원내대표단 구성 등 국회직 인선과 상임위원회 배정 권한 등을 갖는다. 이 때문에 원내대표를 흔히 원내사령탑이라고 한다. 당의 가장 막강한 전력인 현역의원들을 진두지휘하는 특전사령관인 셈이다. 원내에서 여야 간에 이뤄지는 협상의 전권은 원내대표가 쥐고 있다. 그래도 주요 현안이나 인선과 관련해서는 당 대표의 의견을 구하거나 최종 결심을 필요로 한다. 그렇다고 일방적 상명하복 관계도 아니다. 참 애매한 관계다.
정치이론과 실무에 밝은 바른정당의 한 고참 당직자는 “과거 제왕적 총재의 폐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당 대표-원내대표라는 ‘애매한 과두정’을 택한 것인데, 원내를 총괄하는 원내대표가 그 교섭단체의 총의를 대변하는게 바람직하지만 지역주의 정당의 한계로 인해 ‘원외’에 놓인 취약지역이 필연적으로 존재하게 되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결국 이런 구멍은 원외까지 아우르는 당 대표가 책임져야 한다. 이 당직자는 “여야를 막론하고 어느 당이든 원내대표는 협상의 당사자라 점에서 현실적이고 다소 중도적인 반면 당 대표는 명분을 앞세워 지지층에 자신들의 행위의 정당성을 호소하다보니 이상적이거나 지엽적인 인식과 발언을 하게 된다”고 했다. 추경안 처리 결과를 두고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애초 추경안에서) 반토막났다”고 비판하자, 야당과 두 달 가까이 협상을 벌인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가 “모욕감을 느낀다”고 말한 이유다.
최종 결정권자와 원내 특전사령관
일방적 상명하복 아닌 애매한 관계
당대표, 지지층 설득하려 명분 강조
원내대표는 협상 당사자라 현실적
여당·제1야당 모두 신경전
민주당 추미애·우원식 불화설
협상비판-대리사과로 자존심 긁어
한국당 홍준표·정우택 티격태격
“톰과 제리 같은 관계면 좋겠는데…”
겉과 속 달랐던 과거 사례는
새정치연합 문재인·이종걸 ‘계파전’
기자 앞에선 대립, 사석에서는 배려
한나라 박근혜·이재오 ‘쇼윈도 커플’
“큰 사고 없었지만 내부 잡음 많았다”
지난 5월 정권교체 뒤 잊을 만 하면 불거지는 ‘추미애-우원식 불화설’에는 9년만의 정권교체라는 정치적 환경도 한 몫 한다. 정부의 국정과제 실행을 조력하면서, 정당으로서의 존재감도 드러내야 하는 여당 지도부는 ‘대여 공세’에 한목소리를 낼 수 있는 야당 지도부와 처지가 다르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당 대표의 권한은 공천권을 쥔 선거철에 가장 강력하지만 선거 비수기엔 작아진다. 게다가 여당이 되면 청와대와 정부, 야당 가운데서 협상에 나설 원내대표의 역할이 중요해지므로 당 대표는 ‘바지 사장’ 비슷한 처지가 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여당 대표로 ‘모드 전환’ 중인 추 대표와 입법 협상의 책임을 진 우 원내대표가 아직 서로의 ‘영역’을 놓고 샅바싸움 중인 셈이다.
우 원내대표가 기자회견을 자청하면서까지 ‘갈등설’을 봉합하려 했지만 두 사람의 감정싸움은 돌이키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말도 나온다. 서로의 자존심을 단단히 건드린 까닭이다. 우 원내대표가 추 대표와 사전 상의없이 ‘대리사과’(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국민의당에 추 대표의 ‘머리자르기’ 발언을 대신 사과) 전략을 구사하며 추 대표는 한 차례 굴욕을 당했다. 이에 추 대표가 추경안 표결에 26명의 민주당 의원이 불참한 일을 두고 “원내지도부의 실책”이라고 공개 비판하면서 우 원내대표 역시 체면을 구긴 상태다. 민주당의 또다른 관계자는 “지방선거 준비로 당의 역할이 강화되면 자연스럽게 원내대표와 당 대표의 역할이 분리되며 갈등도 해소될 걸로 본다”고 했다.
이종걸의 몰래한 사랑
복수의 민주당 당직자들이 꼽는 ‘껄끄러운’ 투톱 관계는 문재인 대표-이종걸 원내대표 복식조다. 문재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맡고 있던 2015년 비노무현계의 대표주자 이종걸 의원이 원내대표에 당선되면서부터 갈등은 예고됐다. 특히 당시 대표인 문 대통령이 최재성 전 의원을 사무총장에 임명하자, 이 전 원내대표는 “분열정치를 한다면 가만있지 않겠다”며 항의의 표시로 최고위회의를 불참하는 등 당무를 거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의 당 대표-원내대표 갈등은 당내 계파 갈등의 대리전 양상을 띄었을 뿐, 두 지도부의 사적 관계는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도 있다. 한 당직자는 “이 전 원내대표가 기자들 앞에선 문 전 대표를 거세게 비판하면서도 사석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후보’라고 추어올리며 배려했다”고 전했다. 이 전 원내대표는 지난해 한 인터뷰에서 “문재인 전 대표를 모시면서 인간적으로 그렇게 한 것에 대해서 정말 후회도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오른쪽)와 이종걸 원내대표.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또다른 당직자는 민주당에서 호흡을 맞춘 손학규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를 ‘엇박자 지도부’로 꼽았다. “원칙주의자인 손 전 대표와 실리주의자인 박 전 원내대표의 스타일이 많이 달랐다”는 것이다. 2011년 2월 이명박 정부의 ‘예산안 날치기’를 놓고 민주당 지도부가 장외투쟁을 이어가던 가운데, 박 전 원내대표가 손 전 대표에게 알리지 않고 일방적으로 한나라당과 합의해 이명박 대통령과의 영수회담 계획을 밝히면서 손 전 대표가 크게 ‘진노’한 일도 있었다.
‘최고의 복식조’를 기억하는 당직자는 많지 않았다. 당직자들은 “대표와 원내대표 사이엔 크고 작은 갈등들이 있게 마련이지만 확대 해석할 일은 아니다”라고 입을 모았다. 다만 합리적 중도 실용주의자인 정세균 국회의장은 당 대표나 원내대표를 맡았을 때 대체로 다른 지도부와 무난한 ‘케미’(화학적 결합)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2005년 3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열린우리당을 이끌었던 임채정 당 의장-정세균 원내대표 체제가 대표적이다.
박근혜 대표와 함께 사는 법
자유한국당에서는 박근혜-이재오라는 천하에 둘도 없는 조합을 두고 ‘극과 극’의 평가가 나온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시절이던 2006년 1월, 이재오 의원(현 늘푸른한국당 대표)은 친박계 김무성 의원을 22표라는 큰 표차로 이기고 원내대표에 선출됐다. 이 전 의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그때 사람들이 이재오 성격과 박근혜 고집에 일주일도 못 가서 ‘깽판’이 날 것이라고 했다. 모두가 조마조마하며 당이 오늘 깨지나 내일 깨지나 하던 때였다”고 했다.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친이명박계 대리인으로 찍혀 있던 이 원내대표와 유력 대권 주자인 박 대표와의 끝없는 불화를 예견하는 이들이 많았다. 게다가 이 원내대표는 박 대표를 향해 “독재자의 딸”이라는 말을 대놓고 해둔 터였다.
2006년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오른쪽)와 이재오 원내대표.
그러나 당이 쪼개지진 않았다. 이 전 의원은 “양보와 배려를 통해 박근혜 대표 중심으로 당을 이끌어 가면서도 원내대표 권한을 행사 못한 것이 없었다. 역대 당 대표-원내대표 관계 중에 가장 원만하던 때였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당직자들이나 의원들의 기억과 평가는 갈린다. “박근혜-이재오 조합이 최악이었다. 야당이라 딱히 큰 사고를 칠 수도 없었지만 당 내부적으로는 잡음이 많았다”(자유한국당 당직자)거나 “특정 대선 후보를 두고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첨예하게 갈린 사례는 박-이 조합 밖에 없다”(바른정당 당직자)며 최악의 커플로 꼽는 이들이 있다. 반면 “최악의 조합이어야 상식적인데, 오히려 서로가 서로를 맞춰주면서 관계가 좋았다”(자유한국당 당직자)는 평가도 나온다. “두 사람 인생 중에서 유일하게 그때만 사이가 괜찮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 전 의원은 “당의 전체적인 위상으로 보면 전대에서 당원들이 뽑은 대표가 당을 총괄하지만, 원내정당이기 때문에 국회의원들이 당을 좌지우지 한다. 알맹이는 원내대표에게 있는데 그 권한을 서로 가지겠다고 싸우면 매일 싸울 수밖에 없다. 반면 서로 위임하고 양보하면 자기 역할을 다 할 수 있다”고 했다.
황우여 전 사회부총리는 한나라당 원내대표(2011~2012년)와 새누리당 대표(2012~2014년)를 모두 맡았다. 황 전 부총리는 통화에서 “당 대표가 넘버원, 원내대표가 넘버투인 것은 맞지만 그 권한이라는게 두부 자르듯이 되지 않는다. 원내 문제는 여야 협상 당사자인 원내대표를 존중하면서, 당 대표는 협상이 안 풀릴 때 뒤에서 막후 지원을 하거나 청와대와의 관계를 열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가 원내대표였을 때 한나라당 대표가 지금의 홍준표 대표였다. 홍 대표는 디도스사건 등에 책임을 지고 쫓겨나듯 5개월여만에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황 전 부총리는 “당 대표가 아주 짧게 한 탓에 원내에서 중심을 잡아줘야 했다”고 했다.
친박계였던 황 전 부총리는 당 대표 시절 친박 핵심이었던 이한구·최경환 원내대표를 잇달아 맞았다.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 원내대표단의 틈에서 제대로 기를 못 폈다는 평가도 있지만, 어수룩해 보여도 당수(정치력)가 8단이라는 ‘어당팔’ 별명을 얻으며 당 대표의 권한을 적절히 행사했다는 평가가 많다. 황 전 부총리는 “그때는 여당 시절이라 권한의 ‘파이’가 넉넉했다”고 했다. 싸울 일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는 얘기다. 뒤집어 보면 당 대표와 원내대표의 싸움이 격해질 때는 나눠먹을 파이가 작아졌을 때란 얘기가 된다.
자유한국당의 한 의원은 “황우여-최경환 조합은 적어도 겉으로 드러나는 충돌은 없었다. 한쪽이 참아주고 강한 캐릭터를 가진 사람한테 맞춰추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이 의원은 최악의 조합으로 김무성 당 대표-유승민 원내대표 조합을 꼽았다. “새누리당 시절 두 사람의 불화가 바른정당으로 넘어가서도 서로를 인정하지 않으며 계속 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자유한국당의 고참 당직자는 “김무성-유승민 조합은 친박의 핍박을 받으면서 대권을 꿈꾸던 비박들이어서 의외로 사이가 괜찮았다. 오히려 20대 총선 공천을 망친 김무성 당 대표-원유철 원내대표 조합을 최악으로 꼽을 만하다”고 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청와대가 당 대표와 원내대표 사이를 ‘이간질’하는 일이 잦았다. 바른정당의 고참 당직자는 “청와대는 방향만 제시해야 하는데 박 대통령은 협상 재량권은 주지 않고 강요만했다. 대표와 원내대표 모두 ‘딸랑이’인 경우가 많았지만, 그 중에서도 말 잘 듣는 쪽을 예뻐하기 시작하면 두 사람 사이가 나빠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청와대가 정치에 있어서 ‘최고’들이 모인 곳이 아니라는 점을 깨닫고 당을 인정해야 하는데, 문재인 정부도 이런 점에선 자유롭지 못하다”고 했다.
작은집도 투톱 경쟁
국민의당은 현재 교섭단체 가운데 유일하게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다. 지난 5월 원내대표로 선출된 김동철 의원은 박주선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선택했다. 두 사람 다 광주를 지역구로 둔 데다 국민의당 호남 의원들 가운데선 중도 온건파에 속해 갈등은 다른 당에 비해 두드러지지 않는다. 김 원내대표는 ‘버럭’ 스타일이다. 하지만 박 비대위원장이 말그대로 한시적으로 당을 관리하는 비정규직인 탓에 추경안 처리나 인사청문회 처리 등에 이견을 보여도 큰 마찰로 번지지는 않고 있다. 8·27 전당대회에서 안철수·천정배·정동영 후보 가운데 누가 당 대표가 선출되느냐에 따라 제대로 된 투톱 평가가 가능하다.
바른정당은 최근 당직 사퇴가 잇따르며 이혜훈 대표의 리더십 논란이 있었지만 주호영 원내대표가 공개회의 자리에서 엄호에 나서며 겉으로 드러난 갈등은 없는 상황이다. 다만, 경제정책에 있어 당내 가장 왼쪽에 있는 이 대표와 달리, 원내 협상을 책임지는 주 원내대표의 좌표는 그보다 오른쪽에 있어 정기국회 국면에서 엇박자가 예상되기도 한다.
진보정당은 과거 원내정당화가 국민과 국회 사이의 괴리감을 키우고, 원외 조직을 통한 여론 수렴을 방해한다며 부정적 입장이었다. 정의당의 경우 신임 이정미 당 대표와 원내대표에 재선출된 노회찬 원내대표가 6석 미니정당을 별다른 잡음 없이 지키고 있다.
김남일 엄지원 송경화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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