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이혜훈 대표(왼쪽에서 여덟번째)와 하태경 위원장(왼쪽에서 아홉번째) 등 참석자들이 6일 오전 국회 대표실에서 열린 바른비전위원회 출범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바른정당이 ‘개혁 보수’의 길을 열기 위해 만든 바른비전위원회(위원장 하태경 최고위원)가 ‘1호 비전’으로 보수정당의 ‘파격’을 선택했다. 당의 주요 행사에 앞서 이뤄지는 국민의례 시 묵념 대상에 ‘민주열사’를 포함시키자고 제안한 것이다.
하태경 위원장은 6일 오후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바른비전위원회는 민주적 보수를 내면화하기 위해 국민의례를 할 때 호국영령뿐만 아니라 민주화를 위해 희생하신 민주열사에 대한 묵념을 함께 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 위원장은 “대통령 탄핵 과정을 거치며 민주적 보수와 반민주적 보수가 구분됐다. 바른정당의 핵심가치는 민주주의로, 그동안 묵념을 할 때 호국영령과 순국선열만 언급했는데 민주열사에 대한 존경심도 표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묵념 대상인 민주열사의 범위는 바른정당 강령에 등장하는 4·19 혁명, 부마항쟁, 5·18 민주화운동, 6월 민주항쟁 희생자들이다. 바른정당은 앞서 지난달 29일 바른정책연구소가 주최한 ‘6·29 선언 30주년 기념토론회’ 때도 민주열사 추모 묵념을 한 바 있다.
하 의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민주열사에 대한 묵념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바른정당은 합리적 중도보수 지지층을 향해 ‘우클릭’이 아닌 ‘중클릭’을 하고 있다”고 했다.
바른비전위원회는 1호 비전 안건을 의원총회에 부칠 예정이다. 이 안건이 의총을 통과하면 바른정당이 주최하는 행사의 국민의례 시 묵념은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을 위한 묵념’에서 ‘순국선열, 호국영령, 민주열사를 위한 묵념’으로 바뀌게 된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국민의례 때 민주열사를 묵념 대상에 포함시키고 있다. 6일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를 연 자유한국당은 이날 국민의례 때 ‘순국선열과 선배 정치인’들에 대한 묵념을 했다.
김남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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