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새 당 대표로 선출된 이혜훈 의원(53·서울 서초갑)은 보수정당의 대표적인 경제민주화론자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 박근혜 후보 대변인을 맡았던 ‘원조 친박’이었지만, 정작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자 친박계와 연을 끊고 비판자로 돌아서게 된 계기도 박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공약 이행을 줄기차게 요구한 탓이 크다.
서울 서초갑에서 재선(17·18대)을 한 이 대표는 2012년 총선을 앞두고 ‘강남벨트 현역의원 배제론’에 걸려 공천장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총선 종합상황실장으로 백의종군했고, 곧이어 열린 전당대회에서 ‘경제민주화 약속 이행’을 내세워 2위에 오르는 정치력을 보였다. 지난해 4·13 총선 때는 ‘이혜훈 불가론’을 내세운 친박계의 전폭적 지원으로 경선에 나선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대결해, 불과 0.6%포인트 차이로 공천장을 거머쥐는 드라마를 연출하기도 했다.
이혜훈 바른정당 신임 대표(왼쪽 둘째)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 지명대회에서 대표로 선출된 뒤 꽃다발을 든 채 인사하고 있다.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미국 유시엘에이(UCLA)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이 대표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시절부터 유승민 의원과 가깝게 지냈다. 5·9 대선 때도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종합상황실장을 맡아 유승민 후보를 도왔다. 이 대표의 남편은 박 전 대통령의 ‘경제 과외교사’와 유 후보의 경제정책 자문그룹으로 활동했던 김영세 연세대 교수다. 시아버지는 4선 의원으로 한나라당 사무총장을 지낸 고 김태호 전 내무부 장관이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