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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이혜훈 “문재인 정부, 일하게 한 뒤 평가하겠다”

등록 2017-06-20 21:36수정 2017-06-20 21:58

이혜훈 바른정당 당 대표 후보 인터뷰
“사사건건 발목잡는 자유한국당과 차별
선명한 개혁보수로 지방선거 승리하겠다”
바른정당의 6·26 전당대회는 ‘지속가능한 합리적 보수’라는 한국 보수정치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출발점이기도 하다. 강경보수가 득세하는 척박한 풍토에서 자칫 당이 주저앉을 수 있다는 위기감도 돌파해야 한다. 20일 당 대표 후보로 나선 3선의 이혜훈(53·서울 서초갑) 의원으로부터 ‘낡은 보수와의 결별’과 개혁 보수의 길을 들어봤다. 이 의원은 서울대 경제학과와 나온 경제통으로 서울대 경제학과와 미국 유시엘에이(UCLA)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나라당 사무부총장, 새누리당 최고위원, 바른정당 최고위원에 이어 지난 5·9 대선에서 종합상황실장을 맡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뒤 야당의 국회 보이콧 등 여야 강경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바른정당과 경쟁 관계인 자유한국당과의 입장 차이가 사라졌다는 평가가 많다. 당 대표가 되면 정부·여당 관계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

=자유한국당과는 분명히 차별화가 된다. 자유한국당처럼 사사건건 발목을 잡아서 안 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뭐하나 찬성하고 도와준 것이 없지 않나. 지난 정부는 (탄핵 과정에서) 완전히 정부가 중단된 상태에서 국민의 피로감, 짜증이 극에 달했다. 반면 이런 특수 상황에서 치러지는 조기 대선 결과에 대한 국민의 기대감이 있었고, 인수위 없이 출범한 정부에 대한 국민의 관대함도 작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무조건 반대만 하면 국민들의 분노만 촉발시킨다. 당 대표가 되면 보수정체성에서 받아들일 수 없는 사안들의 우선 순위를 정하겠다. 가령 세 가지 사안, ‘톱 스리’를 정한 뒤 절대 불가를 선언하되 나머지는 과감하게 털어주는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 정부가 권한을 가지고 일을 하게 해야 나중에 평가도 하고 책임도 물을 수 있다. 사사건건 발목을 잡는데 책임을 어떻게 묻겠나. 문재인 정부가 잘하는 것이 있으면 과감하게 평가하고 먼저 도와주고, 우리 입장에서 도저히 받을 수 없는 사안은 반대를 하되, 대안도 함께 제시하며 절충안을 찾는 노력을 하겠다. 무조건 먼저 드러눕기만 하면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예로 든다면?

=추경안도 일단 심사는 할 것이다. 공무원 일자리 중에서도 일손이 부족해서 과로사 나오는 구급대원, 소방관, 근로감독관, 집배원 등은 숨통이 트일 정도로 일자리는 늘려야 한다. 추경안대로 다 하자는 것이 아니라 급한 불은 끄자는 것이다. 우리가 반대하는 추경안에 대해서는 대안을 만들어 절충안을 만들겠다. 이렇게 하는데 정부·여당이라고 무조건 안 된다고만 할 수는 없지 않겠나. 서로 더 좋은 대안을 찾아가는 상생의 정치를 하겠다.

-당 대표가 되면 내년 지방선거라는 혹독한 정치적 시험대에 오른다. 영남권에서는 자유한국당과, 수도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경쟁해야 한다. 지방선거 전략은 무엇인가

=지방선거 만병통치약은 지지율이다. 모든 길은 로마로 가는 것처럼 지방선거의 모든 전략은 지지율에 달렸다. 예전에 여론조사를 하면 보수층이 50% 정도 나왔다. 그러나 보수대통령의 실패, 낡은 보수들의 부끄러운 행태 때문에 보수를 떠나거나 보수라고 말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가 선명한 보수, 당당하고, 책임지고, 자랑스러운 보수의 길을 보여주면 그들이 돌아올 것이다. 선명한 개혁 보수의 길을 가게 되면 가짜보수, 부끄러운 보수 때문에 떠났던 지지층은 돌아오게 돼 있다.

-다른 야당과의 관계 설정은 어떻게 할 것인가. 자유한국당 또는 국민의당과의 통합론이 불거질 수도 있는데.

=연대든 통합이든 말할 타이밍이 아니다. 신생정당으로 뿌리를 내리고 두 발로 든든히 서는 것이 최우선이다. 이를 완수하기 전까지는 다른 어떤 것에도 곁눈을 줄 여유가 없다. 자유한국당, 국민의당과의 관계 설정 스탠스는 너무나 분명하다. ‘안보는 보수, 경제는 개혁’이라는 정체성을 선명히 가져가면서 사안별로 의견이 같으며 공조하고 다르면 다른 길로 갈 것이다.

자유한국당과는 경제개혁 관련 입장이 확연히 다르다. 국민의당과는 안보보수 관련 입장이 상당히 다르다. 최근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보 발언에 대한 박지원 전 대표의 긍정적 반응은 우리와 맞지 않는다. 결국 경제는 자유한국당과 대립각이 설 것이고, 외교·안보는 국민의당과 대립각이 설 것이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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