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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웨스트윙처럼…‘문 대통령의 24시’ 참모들 속으로

등록 2017-05-12 22:20수정 2017-05-12 22:24

청와대 본관 나와 비서동으로
일상 업무공간 옮기고 함께 식사

MB가 ‘위민관’으로 바꾼 건물 명칭
‘국민과 함께’ 뜻하는 여민관으로
오늘 홍은동 자택 떠나 관저 입주
문재인 대통령이 홀로 떨어져 있던 청와대 본관을 나와 참모들 곁으로 업무공간을 옮겼다. ‘불통’과 ‘권위’의 상징이던 본관 집무실 대신 참모들의 업무공간인 여민관(비서동)에서 일상 업무를 처리하고, 청와대 직원들과 구내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하는 등 ‘탈권위’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2일 “문 대통령은 그동안 국민과 소통하고 열린 청와대를 하겠다고 하셨고, 참모들과 가까운 거리에서 늘 소통하기를 바라셨다”며 “업무와 일상적인 대통령의 일들이 참모들과 격의 없는 토론과 논의를 거쳐 진행될 것이고, 그런 차원에서 참모들이 있는 여민관으로 자리를 옮겨 업무를 하시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윤 수석은 또 비서동의 명칭 역시 기존의 ‘위민관’에서 ‘여민관’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비서동은 참여정부 시절 ‘여민관’으로 불렸으나, 이명박 전 대통령 때 ‘위민관’으로 바뀌었고 박근혜 전 대통령 청와대까지 이어졌다.

윤 수석은 명칭 변경 이유에 대해 “‘백성을 위한다’(위민·爲民)는 뜻은 아무래도 저희가 주체가 되고 국민이 객체가 되는 개념인 거 같고 ‘여민’(與民)의 의미는 국민과 대통령이 함께한다는 것”이라며 “대통령은 국민이 만들어준 국민의 촛불혁명에 의해 선거가 시작됐고 선거로 인해서 국민이 만들어준 정부라는 생각을 갖고 있어서 이름도 역시 국민과 함께한다는 개념을 선호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일상업무를 처리하게 될 비서동 집무실은 참여정부 시절인 2004년 신축된 여민1관 3층에 있다. 대통령의 공식 집무실이 있는 청와대 본관은 그동안 불통의 상징으로 비쳐왔다. 참모들이 일하는 비서동과 직선거리로 500m쯤 떨어져 있어서 참모가 대통령을 만나려면 차로 5분, 걸어서 15분 이상 이동해야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본관에 비서진을 입주시키는 방안을 모색했으나 기술적 어려움과 경제성이 낮다는 판단 아래 비서동을 새로 짓고 이곳에 간이 집무실을 마련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 역시 비서동 집무실을 찾는 경우는 많지 않았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거의 이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여민관 집무실에서 독일·영국·오스트레일리아 정상들과 각각 전화통화를 하는 등 실질적인 업무를 이어갔다. 참모들과 격의 없는 소통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낮에는 청와대 구내 직원식당에서 수송부·시설부·조리부·관람부 등 청와대 기술직 직원 9명과 함께 점심식사를 했다. 문 대통령은 직접 배식 대기 줄에서 차례를 기다려 음식을 받았고, 식당에 있는 모든 직원들에게 다가가 일일이 악수를 하며 인사를 건넸다. 문 대통령과의 오찬에 참석한 한 직원은 “처음에 대통령 오찬에 참석하라는 이야기를 듣고 믿지 못했다. 장난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윤영찬 수석이 전했다. 윤 수석은 “여민관에서 대통령이 직원들과 오찬을 같이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그동안 대통령과 청와대 직원들 간에도 소통의 기회가 거의 없었단 걸 느꼈다”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13일 서울 홍은동 자택을 떠나 청와대 관저에 입주한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 이후 관저 수리 문제로 그동안 홍은동 자택에서 청와대로 출퇴근을 해왔다.

최혜정 이정애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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