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갤럽이 지난 11일부터 사흘간 전국 유권자 1010명을 상대로 벌인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40%,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37%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갤럽의 1주일 전 조사에 견줘 두 후보 모두 2%포인트씩 상승한 수치다. 문 후보가 오차범위 안 우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두 후보의 지지층이 지역과 연령대, 이념 성향에 따라 분화되는 추세가 뚜렷하다.
수도권에선 문재인 후보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1주일 전 조사에 견줘 문 후보는 서울에서 4%포인트(35→39%), 인천·경기에서 1%포인트(42→43%) 지지율을 끌어올렸다. 반면 안 후보는 인천·경기 지지율은 4%포인트(34→38%)올랐지만 서울에서 3%포인트(39→36%) 지지율이 빠졌다. 호남에서는 두 후보 모두 지지율이 하락했지만 안 후보(38→36%)에 견줘 문 후보(52→47%)의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대구·경북에서는 문 후보(15→25%)와 안 후보(38→48%) 모두 큰 폭으로 지지율을 끌어올렸다.
연령대별 지지율 변화는 한층 뚜렷하다. 문 후보는 30대(59→65%)와 40대(48→56%)에서 큰 폭으로 지지율이 상승한 반면, 안 후보는 40대(32→29%)에서 하락하고 50대(48→51%)와 60대 이상(47→53%)에서 지지율이 올랐다. 이념성향별로는 문 후보가 진보층(56→66%)과 중도층(38→40%)에서 지지도가 상승한 반면, 안 후보는 진보층(26→23%)에서 내려가고 중도층(39→40%)과 보수층(43→48%)에서 올랐다. 이런 추세는 안 후보의 ‘사드 반대 당론 변경’과 ‘단설 유치원 설립 자제’(11일) 발언으로 진보층과 30~40대 학부모층에서 비판적 정서가 확산된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두 후보 쪽은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놨다. 문재인 후보 선대위의 전병헌 전략본부장은 “안 후보를 지지하던 전통적 야권 지지층의 일부와 새로 유입된 감성적 호감층이 안 후보의 정책적 우클릭과 검증 국면을 거치며 조금씩 떨어져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차근차근 지지도를 다져온 문 후보가 완만하게 격차를 벌려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안철수 후보 선대위의 김성식 전략본부장은 “대구·경북 지지율이 큰 폭으로 오르고, 호남에서도 문 후보와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안 후보 지지율이 가파르게 오른 만큼 일시적 조정기는 있겠지만, 선거운동이 본격화하고 ‘과거 대 미래’ 구도가 자리잡으면 골든크로스가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조사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7%,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각각 3%의 지지도를 기록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이세영 송경화 기자
monad@hani.co.kr
[언니가 보고 있다 60회_문재인이 볼펜 한 자루만 들고 토론회 간 이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