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정우택 “좌파 혁명세상 만들 것처럼 편가르고 선동”
바른정당 이종구 “참여정부, 북한에 미국 대북정보 제공했나”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D-42’. 5월 대선이 코앞에 닥치면서, 보수정당의 아침 회의가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성토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
앞서가는 대선 후보를 견제해 공세를 펴고 그에 걸맞은 검증을 시도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집중포화를 퍼붓는 와중에 쏟아지는 막말과, 확인되지 않는 사실을 근거로 한 저급한 ‘색깔 공세’가 여과 없이 쏟아지고 있다. 해묵은 ‘색깔론’을 어김없이 꺼내드는 습관에 관해서는, ‘따뜻한 보수’ ‘깨끗한 보수’를 표방하고 독립한 바른정당도 예외가 아니다. 28일 아침 열린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원내대책회의는 이날 오전 열릴 국회 본회의 관련 논의를 제쳐놓고, 공개발언의 80% 이상을 ‘문재인 때리기’에 할애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문 전 대표를 향해 “북핵과 미사일이 눈앞에 있음에도 사드를 반대하고,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 등 북한에 황금 퍼주기를 하겠다고 하고, 미국·일본과의 동맹보다 북한에 먼저 가겠다는 문 전 대표를 국민들이 불안해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또 “(문 전 대표가) 안보 불안뿐 아니라 줄곧 증오와 대결을 부추기며 국민을 분열시키고 있다.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대한민국 역사를 송두리째 뒤엎고 좌파 혁명세상을 만들 것처럼 국민을 편 가르고 선동해왔다”면서 “완장 찬 점령군인 것처럼 국가 공무원에게 아무 일도 하지 말라 하고, 민간기업에도 대청소 운운하며 청산대상으로 운운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정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주호영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이종구 정책위의장(왼쪽부탸), 주 원내대표, 김성태 사무총장. 연합뉴스
바른정당 이종구 정책위의장은 이날 아침회의에서 ‘참여정부가 미국의 대북정보를 북한에 유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참여정부 당시 미국이 한국에 대북정보 제공을 차단했다. 회고록, 증언 등 따르면 조지 부시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이제부터 한국에 대북정보 주겠다’고 할 정도로, 참여정부 당시 미국이 한국 정부에 준 정보가 북에 흘러들어간 것이 의심된다. 그래서 핵심 정보 안 줬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장은 이어 “또 다른 인사는 한미연합 사령관이 자신에게 ‘한국 정부를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 내가 한 얘기가 왜 북한 티브이에 나오냐’고 했다. (참여정부 시절)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 전에 문재인 비서실장이 북에 의견 묻자고 했다고 한다. 대북정보의 유출 가능성 배제할 수 없다”면서 “문 전 대표와 민주당은 미국의 대북정보를 북한에 제공한 것이 사실인지 밝혀야 한다. 사실이라면 대선을 접고 당을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도 “문 전 대표가 지난 26일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진짜 안보세력'이라고 주장했다.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하면 가짜뉴스”라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어 “문 전 대표는 다음 정부에서도 한미동맹을 굳건히 유지할 뿐 아니라 더 발전시키겠다고 했지만,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문 전 대표가) 사드에 반대하다가 (배치를) 다음 정부로 미루자고 주장하고 있지만, 미국은 사드 조기 배치를 강력히 원하고 일부를 전개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동맹이 더 굳건해지리라고 말하는 것은 앞뒤가 모순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한미동맹이 더 굳건해지려면, 미국이 강력히 원하는 바를 들어줘야 한다는 게 주 원내대표 주장인 셈이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관련 영상] <한겨레TV> | 더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