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연정 카드 호남서 호응 못받아
“충청 승리 뒤 수도권 중도층 공략”
“충청 승리 뒤 수도권 중도층 공략”
27일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호남권역 투표에서 20%로 2위를 한 안희정 후보 쪽은 당혹스러운 분위기였다. 안희정 캠프의 강훈식 대변인은 “호남이 가장 어려운 지역이었다. 반문정서가 표로 결집하기 시작했지만 시기적으로 너무 늦었고, 견고한 조직세를 넘지 못했다”고 말했다.
‘통합 노선’을 내세운 안 후보는 지난달 초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불출마로 진공 상태가 돼버린 중도·보수층을 공략하며 지지율을 급격하게 끌어올렸다. 그는 민주당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지지도 조사에선 문재인 후보에게 크게 뒤졌으나, 높은 본선 경쟁력을 자랑해왔다.
그러나 이번 경선 결과, 민주당 후보가 중도·보수층의 지지를 받는 것은 ‘양날의 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중도·보수가 선호하는 후보에게선 야권 지지자들이 정서적 일체감을 느끼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적폐청산’에 대한 기대가 높은 호남에선 ‘대연정’을 비롯해 ‘통합’의 소신을 꺾지 않는 안 후보를 지지하기가 쉽지 않다. 안 후보 쪽이 호남을 ‘가장 어려운 지역’으로 분류해왔던 이유다.
안 후보 쪽은 앞으로 남은 경선에선 중도·보수를 최대한 끌어모아 격차를 좁혀나갈 것을 다짐하고 있다. 안희정 캠프의 한 관계자는 “호남은 본래 중도·보수층 자체가 별로 없어 우리에겐 척박한 토양이었다. 어찌 보면 ‘대연정’을 내걸고도 호남에서 선방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앞으로 안 후보의 기반인 충청에서 최대한 표를 얻고 그 격차를 영남에서 유지하면서 선거인단이 가장 많은 수도권에서 중도·보수층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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