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23일 전남 여수시 여수을 지역위원회 사무실에서 당원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바른정당 등 보수 정당과의 연대설에 강하게 반발하며 진화에 나섰다.
안 전 대표가 이달 초 바른정당의 김무성 의원을 만났다는 23일 언론 보도에 대해 안 전 대표 쪽은 즉각 “만난 적도 없고 만날 생각도 없다”고 부인하며 정정보도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안철수 캠프 관계자는 “중도·보수층은 문재인의 대항마로 안철수 후보를 택하는 것이지, 현재 바른정당과 연대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안철수 후보를 선택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경선 단계에서부터 연대설이 부각될 경우 오히려 야권 전통 지지층이 떨어져나가는 마이너스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바른정당과의 연대론이 현재로서는 득보다 실이 많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의 지지율 격차가 큰 가운데, 각 당 경선이 끝나고 나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나머지 제3지대에서 연대 논의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제3지대 규합을 도모하고 있는 김종인 전 의원과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이날 만났다. 정 전 총리는 “(대선후보 등록일인) 4월15일 이전에는 방향이 결정돼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그 전에 여러 모임을 해야지 않겠냐”고 말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당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경선은 마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역시 경선 이후 상황에 대해서는 여지를 남겨놨다.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4월4일 확정될 예정이지만, 안 전 대표의 ‘자강론’에 맞서 ‘연대론’을 주장하는 당내 목소리는 그때까지 마냥 기다리고만 있지는 않을 것 같다. 김동철·유성엽·황주홍 의원은 이날 안 전 대표의 ‘연대 불가론’에 반대한다는 성명을 냈다.
바른정당의 김무성 의원은 이날 “안철수 전 대표와 만났다는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하지만 바른정당 내부에선 촉박한 대선 일정 등을 고려할 때 정치력을 갖춘 김 의원의 ‘전방위 물밑 접촉’은 필요하다는 분위기다. 당 관계자는 “친박 청산도 못한 상태에서 자유한국당과 먼저 손을 잡는다면 얻는 것보다 잃을 것이 더 많다”며 연대의 우선 순위를 국민의당 쪽에 뒀다.
송경화 김남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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