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국회·정당

박근혜-황교안-자유한국당 ‘3각 공조’ 노골화

등록 2017-02-27 22:26수정 2017-02-28 16:16

박대통령 헌재 불출석 뒤이어
황교안 대행, 특검 연장 불허
자유한국당은 ‘특검연장법 불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27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 기간 연장 요청을 승인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특검 연장을 원하는 압도적 민심은 철저히 외면당했고, 갈 길 먼 특검팀의 수사가 28일로 멈춰 서게 됐다.

여론을 정면으로 거스른 이번 특검 연장 거부 결정은 헌법재판소가 이날 박근혜 대통령의 불참 속에 최종변론을 열어 81일간의 심리를 끝내고 선고 채비에 나선 상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과 황 대행, 여당인 자유한국당이 특검 수사와 헌재 결정의 정당성에 흠집을 내기 위해 그들만의 ‘3각 공조체계’를 노골화한 것이기도 하다.

이들의 공조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전 박 대통령의 의중에 맞춰 정부와 여당이 한 몸처럼 움직이던 모습과 닮았다. 박 대통령이 자신의 약속을 뒤집고 검찰과 특검 조사에 응하지 않은 데 이어 헌재 최종변론에도 ‘불참’을 통보하자, 이에 발맞춰 황 대행은 특검 연장 ‘불허’를 선언했고, 자유한국당은 특검 연장법안 처리 ‘불가’를 주장하며 야당과 시민사회의 반발을 저지하고 있다. 집권세력이 국정 실패에 어떤 반성이나 참회도 없이 일방통행하는 ‘불통 정치’, ‘나홀로 국정’이 불과 두세 달 만에 되살아난 셈이다.

특히 이날 황 대행의 특검 연장 불가 결정은 ‘직무정지 전 박 대통령의 국정을 연상케 한다’는 평가마저 받았다. 바른정당의 한 재선 의원은 “발표 직전까지 소통 없이 침묵하다가 결국 자신만 옳다는 일방적인 발표 형식이 비슷하다. 불리한 내용일 때는 직접 나서지 않고 대리인을 내세우는 것까지 똑같다”고 촌평했다. 황 대행 자신이 직접 나서지 않고 홍권희 국무총리실 공보실장을 통해 연장 불허 방침을 밝힌 형식을 꼬집은 것이다. 특히 황 대행은 연장 불허를 결정한 이유를 설명하며 ‘대규모 찬반시위’를 부각해, 마치 도심의 주말 시위가 특검의 활동과 관련이 있는 것처럼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황 대행이 ‘정치권의 연장 합의 불발’ 등을 이유로 내세운 점도 박 대통령의 방식과 매우 유사하다. 야당의 의견은 무시하면서, 자신에게 쏟아지는 비판은 ‘여야 싸움’ 등 국회의 책임으로 떠넘기는 게 박 대통령이 가장 많이 비판받았던 국정운영 방식이다. 탄핵소추안 통과 이후 한동안 숨죽여왔던 자유한국당이 다시 박 대통령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는 체제로 재편되면서, 과거 친박계 중심의 ‘당-정-청 모델’이 되살아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특검 활동 종료 이후 이어질 검찰 수사를 억누르려는 ‘3각 공조’도 전방위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황 대행은 현 정부 출범 직후부터 지금껏 장관과 국무총리로서 박근혜 대통령과 운명을 같이 해온 인물이다. 그는 정부 초기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 때 법무부 장관으로서 채동욱 검찰총장 감찰을 지시하며 ‘대통령 경호’에 나선 바 있다. 황 대행이 ‘최후의 경호’에 나선 만큼 이번 특검 연장 불허 결정은 이제 시작일 수 있다. 검찰의 한 검사장급 간부는 “황 대행이 수사를 검찰로 넘기는 수순을 택한 것은 그래도 검찰이 낫다고 보기 때문 아니겠냐”면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립 등 조직의 생존이 달린 문제를 앞둔 검찰로서는 자유한국당과 황 대행이 함께 대통령 보호에 나서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관련 영상] <한겨레TV> | 더정치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무인기 백령도 이륙’ 북 주장에 “대꾸할 가치 없다”는 합참 1.

‘무인기 백령도 이륙’ 북 주장에 “대꾸할 가치 없다”는 합참

[단독] “김건희 여사 ‘오빠한테 전화 왔죠?’ 통화음, 나도 들었다” 2.

[단독] “김건희 여사 ‘오빠한테 전화 왔죠?’ 통화음, 나도 들었다”

‘김건희 직격탄’ 지지율 최저인데도…윤 “4대 개혁 박차” 3.

‘김건희 직격탄’ 지지율 최저인데도…윤 “4대 개혁 박차”

이재명 “국정원 북한군 심문조 파견, 고문기술 전수라도 할 건가” 4.

이재명 “국정원 북한군 심문조 파견, 고문기술 전수라도 할 건가”

조국 “담대한 소수 될 것…‘오동잎 떨어졌다’ 보수층도 결단할 때” 5.

조국 “담대한 소수 될 것…‘오동잎 떨어졌다’ 보수층도 결단할 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