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권리당원 외 2만여명 신청
“몇차례 시도끝 성공” 잇단 SNS 글
20일부터 인터넷 신청 가능
주자들 캠프, 지지자 동원 총력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추미애 당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더불어민주당이 15일 대선후보 경선을 위한 선거인단 모집을 시작했다. 문재인 전 대표 등 민주당 후보 3명이 전체 대선후보 지지율의 60%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이번 경선은 ‘본선 같은 예선’이다. 또 권리당원과 일반 국민의 1표가 똑같은 가치를 지닌 ‘완전국민경선’이다. 당 안팎에선 첫날부터 뜨거운 관심이 쏟아졌다.
민주당 경선 선거인단을 신청하는 방법은 현장 접수, 전화 접수(1811-1000), 공인인증서를 사용한 인터넷 접수(피시만 가능) 등 세 가지인데, 공인인증서 이용과 관련해 정부와 협의가 늦어지면서 이날은 현장 직접 방문과 전화 접수로만 진행됐다. 인터넷 신청은 20일부터 가능하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민주당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경선 선거인단은 21만5천여명이다. 사전신청 없이도 경선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당원 19만5천여명은 자동으로 이 숫자에 포함됐기 때문에 실제 신청자는 2만여명이다. 당 관계자는 “18대 대선후보 경선 때 선거인단 모집 첫날 신청한 인원 1만7천여명보다 조금 많은 정도이지만, 인터넷 접수가 가능해지면 선거인단 신청자가 대폭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 핵심 당직자는 “예전엔 인터넷 선거인단 신청 시 유료인 범용 공인인증서가 필요했지만 이젠 금융권 공인인증서만 있으면 된다. 국민적 관심도 크기 때문에 많게는 200만명까지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선거인단 참여 열기는 뜨거웠다. 이날 아침부터 선거인단 접수를 위한 전화 회선은 온종일 신청이 폭주해 먹통이었다. 트위터 등 에스엔에스(SNS)에는 “몇 차례나 전화한 끝에 신청에 성공했다”는 글이 잇달아 올라왔다. 민주당 서울시당의 한 관계자는 “비당원들의 현장 접수가 이어지고 있다. 선거인단 등록 뒤 현장에서 곧바로 당원 가입까지 한 이들도 여럿 있었다”고 전했다. 부산에 사는 김아무개(71)씨도 2007년, 2012년 대선에서 내리 현재 여당에 표를 줬지만 이번엔 민주당 경선에 참여할 계획이다. 김씨는 “이번 대선은 민주당 경선이 본선이라 여기에 참여 안 하면 대선에 투표하는 의미가 없다. 민주당 후보를 내 손으로 뽑으려고 한다”며 “주변 친구들도 관심이 많아 신청 방법을 알려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자신을 야권 지지자라 밝힌 강원도 원주의 장아무개(61)씨는 “문재인, 안희정, 이재명 세 사람 중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경선 선거인단에 참여해 세 사람을 자세히 살펴보고 표를 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각 캠프는 지지자 그룹을 넘어선 ‘플러스알파(α)’의 참여를 독려하는 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문재인 전 대표 쪽은 온라인상에서 경선 참여를 자발적으로 독려하는 ‘바람개비 자원봉사단’을 모집 중인데 14일 하루 동안 1500여명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캠프는 경선의 1차 승부처인 호남 지역에 집중하고 있다. ‘노사모’ 멤버가 주축인 ‘안지사’(안희정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모임)는 아예 광주에 상주하면서 선거인단 모집에 나섰다. 안 지사 쪽은 “지난 주말 이후 호남 지역의 시·구의원, 지역위원장 중 일부도 안 지사를 지지할 뜻을 밝히는 등 지역의 조직적 지지가 안 지사를 향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조직’이 상대적으로 약한 이재명 성남시장 캠프는 ‘카페트(카카오톡·페이스북·트위터)’를 통해 입소문을 내는 게릴라 전술을 펼치는 중이다. 이 시장 쪽은 “국민의당 창당으로 당 조직이 균열된 호남은 아직 조직화된 표가 없다. 그동안 호남 지역에서 꾸준히 강연을 통해 자발적 지지자들을 만나왔으니 기대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엄지원 하어영 이정애 기자 umkija@hani.co.kr[관련 영상] 한겨레TV | 더 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