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전 국회의장(오른쪽)과, 바른정당 김무성의원(왼쪽),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회동하며 손을 맞잡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권의 대표적 ‘제3지대 개헌론자’로 꼽히는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 정의화 전 국회의장이 15일 아침 서울 여의도에서 조찬회동을 열어 이원집정부제 형태의 분권형 개헌 추진 방안을 논의했다. 김무성 의원은 90여분의 비공개 회동 뒤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서는 분권형 개헌이 가장 중요하다는 데 (세 사람이) 뜻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대선 출마나 김 전 대표의 민주당 탈당 등 ‘제3지대 빅텐트' 논의 여부와 관련해서는 “다 말씀드리기는 어렵고, 다음에 구체적으로 하자”며 선을 그었다. 김종인 전 대표도 회동 뒤 “전반적인 정국과 나라가 직면하고 있는 정치 상황에 대한 여러 우려와 앞으로 가야 할 방향 등을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개헌을 고리로 한 빅텐트가 유효한가'라는 질문에는 “특별히 개헌을 고리로 한다기보다, 한국 사회가 정치쇄신, 경제쇄신을 해야 하는 데 그것을 어떻게 할 것인지 이야기했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들은 오는 21일 김 전 대표가 독일 출장에서 돌아오면 다시 만나기로 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낙마 뒤 정치권에서 한동안 주춤했던 ‘제3지대 빅텐트’ 구상이 이들의 만남을 계기로 다시 ‘불씨’를 살릴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국민의당이 ‘마이 웨이’를 선언하며 안철수 전 대표와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의 경선에 집중하고 있지만, 경선 흥행 성적이 시원치 않을 경우 이들 ‘제3지대 개헌 세력’과 추가적인 연대에 나설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있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전망이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