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오후 전주 백제대로 화산체육관에서 열린 ‘새로운 전북포럼 출범식 및 탄핵촉구 정권교체 출정식'에서 한 어린이와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찍는 이는 새로운 전북포럼 상임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안도현 시인. 전주/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2등 주자가 20%까지 치고 올라와도 까딱 없다”던 일주일 전 기세가 누그러졌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북 전주를 찾은 12일, 캠프 핵심 관계자는 “안희정 지사의 추격세가 만만찮다. 결국 변수는 호남이다”라고 했다. 전국 선호도와 당내 지지도에선 안 지사를 앞서지만, 지지층 여론의 풍향계인 호남 민심이 흔들릴 경우 당내 경선에서 낙승을 자신하기 힘들다는 얘기였다.
이날 문 전 대표는 노무현 정부의 대표 정책이었던 혁신도시 사업의 완수를 강조하며 호남 표심을 공략했다. 그는 완산구 국민연금 본사에서 현안 간담회를 열어 “(집권하면) 지역의 교육·의료·복지·문화 등 인프라를 갖춰 (전주 혁신도시를) 정주 도시로 발전시키고, 전북을 연기금과 농·생명 산업 관련 금융 중심지로 만들어 미래 성장동력을 갖추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자신이 지역균형발전을 완성할 ‘준비된 대통령’임을 앞세워 ‘대세론’을 확산시키려는 전략이다.
문 전 대표가 안 지사에 대한 ‘비교우위’를 강조하는 부분도 청와대 민정수석과 비서실장으로 쌓은 풍부한 국정 경험이다. 캠프 관계자는 “안 지사가 광역단체장으로 충남도민들로부터는 좋은 평판을 얻었지만, 정부 차원의 국정운영에 참여해본 경험은 일천하지 않나. 국정 비전과 구체적 정책 의제로 경쟁하면 문 전 대표의 진가가 드러날 것”이라고 했다.
문 전 대표 쪽은 안 지사의 호남 지지도 상승이 ‘미디어 노출 증가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미디어에 비친 ‘젊고 예의바른’ 이미지가 안 지사를 알지 못했던 젊은층과 노장년층을 중심으로 호감도 상승을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광주 3선으로 최근 캠프 상황실장에 영입된 강기정 전 의원은 “안 지사가 대연정 발언 등으로 전국 지지도를 올리는 데 효과를 봤지만 호남은 다르다”며 “대연정이란 말에 담긴 정치적 함의가 제대로 알려지고, 새누리당과 어떤 관계를 맺을 것인지 논쟁이 본격화하면 안 지사에 대한 호남의 관심도 빠르게 식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13일 대변인 격인 김경수 의원을 통해 예비후보 등록을 한 뒤 본격적인 경선 채비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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