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당명 공모전 안내 게시물. ‘새누리당’누리집 갈무리
26일 오전 10시까지 새로운 당명 공모에 나선 새누리당에 누리꾼들의 비난과 조롱이 담긴 당명 아이디어가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최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이후 집권 여당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쇄신하기 위해 시민 공모 형식으로 당명 개정을 기획했다. 새로운 당명은 설 연휴 직후인 2월 초에 공개할 예정이다. 탄핵 정국에서 벚꽃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본격적으로 당을 대선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취지도 담았다.
하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새누리당의 예상과 달랐다. 새누리당 페이스북 페이지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망했당’, ‘또바꾼당’, ‘끝났당’, ‘국정농당’, ‘한심하당’, ‘친일당’, ‘세탁소당’, ‘납골당’, ‘신천지당’, ‘꼴깝당’, ‘세금만 축낸당’과 같이 새누리당에 대한 부정적 감정을 담은 당명이 일제히 댓글로 달렸다.
새누리당은 이런 댓글들에 굳이 주목하지 않는 분위기다. 새누리당 홍보본부장인 함진규 의원은 25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짧은 시간이지만 현재까지 2600여 분이 당명접수에 응모해주셨다”며 “고마운 것은 당명 개정과 관련해 욕설이나 비방내용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함 의원은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자체 여론 조사에서 일반 시민들의 당명 개정 요구가 많았고 당원 대다수가 지지했다. 이 공모전에는 항구적인 당명에 대한 바람이 반영되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바꾼 지 5년 만에 다시 당명을 교체하는 것이 박근혜 대통령 지우기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함 의원은 이에 대해 “대통령 지우라고 시민들이 당명 교체를 요구한 건 아니라고 본다”며 “사람에 따라 이름이 바뀌었던 과거와는 다르다. 정치·정당·정책혁신에 기반한 3정 혁신을 반영하고 또 오래 쓸 수 있는 이름을 선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한나라당일 때 딴나라당이라고 놀림 받더니…새누리당은 개누리당으로 놀림. 또 뭐로 바꾼다고?’, ‘누누이 말했지만 똥을 보자기에 싼다고 청국장 되는 거 아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에스엘알클럽(SLRCLUB) 자유게시판 갈무리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