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충남지사가 22일 오후 서울 대학로의 한 소극장에서 대통령선거 출마선언을 한 뒤 꽃다발과 주먹 쥔 손을 들어올려 인사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우리는 원팀(One Team)! 언제나 동지입니다. 후보가 누구든, 우리는 이깁니다. 멋진 경선 기대합니다.”
안희정 충남지사가 대선 출마를 선언한 22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응원 메시지를 올렸다. “원팀” “동지” “우리”라는 표현으로 안 지사와 자신이 ‘한 식구’임을 강조한 것이다.
실제 두 사람은 ‘노무현’이라는 정치적 상징을 나눠 가진 ‘친노(무현)’의 양대 상속자다. 하지만 두 사람 사이엔 어쩔 수 없는 긴장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엄밀히 말해 정치적 뿌리가 같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른바 ‘친노의 3대 뿌리’(부산팀·비서팀·노사모) 가운데 문 전 대표는 ‘부산팀’을, 안 지사는 ‘비서팀’을 이끌었다. 부산팀은 노 전 대통령이 인권변호사로 부산의 재야운동을 하던 1980년대 중반부터 인연을 맺은 반면, 비서팀은 1988년 13대 총선 당선과 함께 구성됐다. 안 지사는 1994년부터 노 전 대통령을 본격적으로 돕기 시작했다. 정치적 스타일도 다르다. 문 전 대표가 진보진영과 시민사회의 목소리에 적극 귀를 기울이는 편이라면, 안 지사는 사안에 따라 중도·보수 스탠스를 취해왔다.
안 지사는 자신을 문 전 대표의 보완재 또는 페이스메이커 역할로 보는 시선에 ‘공격적 방어’ 자세를 취하고 있다. 그는 청중과의 ‘즉문즉답’으로 진행된 출정식에서 “제가 그동안 말문이 트이지 않은 이유는 문 전 대표와의 관계 때문”이라며 “때릴(공격할) 수도 없고…. 그래서 문 전 대표 얘기를 안하니 ‘차차기에 도전하는 거냐', ‘문재인 쉴드치러(방어하러) 나온 모양’이라는 말이 나와 얘기를 잘 못하겠더라”고 말했다. 또 문 전 대표가 적폐청산을 강조하는 데 대해 “문 전 대표도, 여타 후보도 자꾸 과거 문제, 이미 청산이 끝난 문제를 극복하겠다고 공약을 낸다”며 “해체 수준에 이른 정부를 무슨 청산을 하느냐. 버티는 박 대통령이 신기할 뿐, 박근혜 정부는 이미 끝난 정부”라고 단언했다. 그는 “대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문 전 대표는 청와대를 세종로로 옮긴다고 하는데, 그걸 대안이라고 말했다면 너무 수준 낮은 정책”이라며 비판했다.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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